국방부는 31일 오전 7시 30분께 해군 측 용역 100여명과 경찰 병력 800여명 등 1000여명을 투입, 서귀포시 강정동 해군기지 군 관사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 천막과 24인승 소형버스 등 시설물에 대한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강정마을 주민과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이 지난해 10월 25일 농성 천막에서 공사 저지 투쟁을 벌인 지 99일 만이다.
철거가 시작되자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 등 100여명은 경찰·해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 등 10명은 망루 꼭대기에 올라 쇠사슬을 몸에 묶어 강하게 저항했다.
반대측 주민과 활동가 수십명은 나무벽을 바리케이드 삼아 농성 천막과 망루 주변을 둘러 앉아 팔짱을 낀 상태로 행정대집행에 맞섰다.
행정대집행은 해군측 용역이 반대측과 몸싸움을 벌이며 한 명씩 끌어냈고 나무벽과 철조망을 걷어내며 진입해 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 도중 부상자가 속출했고 흥분한 용역직원과 반대측 주민들 사이에 심한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은 부상자가 나오면서 재개와 중단을 반복했고 오후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행정대집행을 재개한 이후 본격적으로 투입된 경찰은 2시 30분께 농성 천막 주변에 둘러싼 주민과 활동가들을 끌어냈고 이후 1시간 만에 천막을 모두 철거했다.
이어 경찰과 해군은 함께 망루와 버스에 대한 철거작업에 들어가 망루에 올라가 있는 10명의 주민과 활동가 중 3명을 끌어냈고 나머지는 극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경찰은 방송으로 내려오도록 설득하고 있으나 저항에 부딪혀 행정대집행이 시작된 지 11시간 넘게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철거작업 도중 영화평론가 양윤모(59)씨와 마을지킴이 방모(45)씨 등 1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해군은 행정대집행 진행과 별도로 반대측이 막고 있는 출입구 주변부의 펜스를 도로와 맞닿는 선까지 넓히는 작업을 벌여 더이상 공사장 주변에 농성 천막 등 시설물을 짓지 못하게 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해군은 지난해 10월 14일 강정마을 9407㎡ 부지에 전체면적 6458㎡, 72가구(지상 4층·5개동) 규모의 군 관사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관사는 애초 616가구 규모로 지을 계획이었지만 주민 반발과 토지 매입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를 72가구로 축소했다.
강정마을 주민과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은 해군이 군 관사 건립 공사를 시작하자 바로 공사장 출입구에 농성천막을 설치, 공사 저지 투쟁을 벌였다.
김은경 기자 cr21@

뉴스웨이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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