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눈치보기 여전··· ‘매도’ 의견 외국계와 60배 차이

특정 종목에 대한 ‘매도’ 의견 제시에 국내 증권사들의 눈치보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 국내 증권사 36곳이 발간한 리포트 2만1504건 가운데 ‘매도’ 의견을 낸 리포트는 15건으로 0.06%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해 3월 이후 ‘매도’ 의견 리포트 비중을 높이겠다고 천명한 한화투자증권이 전체의 80%인 12건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 19곳이 발간한 리포트 6420건 중 ‘매도’ 의견을 제시한 리포트는 897건으로 13.97%를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소극적인 ‘매도’ 의견 제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전체 2만782건 중 7건으로 0.03%에 그쳤던 ‘매도’ 의견 비율은 2012년 0.02%, 2013년 0.07% 등 최근 몇 년 간 0.1%를 넘지 못했다.

이와 달리 외국계 증권사는 2011년 7.92%를 비롯해 2012년 10.68%, 2013년 13.10% 등 꾸준히 그 비중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증권사와 달리 국내 증권사들은 상장 종목과 기관투자자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거래 대상 자산운용사가 보유한 종목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할 경우 거래 증권사를 옮기는 등 후폭풍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 증권사와 달리 리서치와 영업 등 부문별 독립성이 보장돼 이 같은 부담이 적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해외 사례 조사 및 각 증권사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해소하기 위한 관련 규정 개정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