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구 전 동서발전 사장이 23일 800억 원대의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사업 중 하나로 추진된 자메이카전력공사(JPS) 지분 투자 과정에서 인수 비용을 과도하게 지불한 혐의다.
정의당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MB 자원외교 진상규명 국민모임’과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 사장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 고발한다고 밝혔다.
국민모임과 한국발전노조는 “이 전 사장은 2011년 마루베니상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메이카전력공사 지분 중 40%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외사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라며 “당시 인수 금액은 2억8500만 달러로, 이는 동서발전의 ‘해외사업 추진절차’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준수익률을 산정한 후, 제마이카전력공사의 내부수익률과 비교해 지분 인수사업 추진여부를 결정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 경험상 내부수익률이 12~13%면 적당하다’는 이유로 기준수익률 산정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JPS의 내부수익률은 이사회에 상정한 12.72%보다 2.42%p 낮은 10.30%로 산정됐다. 이를 반영할 경우 실제 지분 가치는 2억886만 달러이지만 동서발전은 재검토 없이 7614만 달러(원화 약 846억 원)를 더 지급해 2억8500만 달러로 인수를 추진했다고 이들 단체는 고발했다.
국민모임과 발전노조는 “그럼에도 동서발전이 자메이카전력공사 인수 이후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낮은 배당금을 받았다”라며 “2013년 이후에는 배당금을 한 푼도 못 받고 심지어 지난해에는 오히려 1753만 달러의 손상차손이 발생하는 등 이번 사업은 대실패라는 점이 증명됐다”고 힐난했다.
아울러 “동서발전에 천문학적인 손해를 끼친 이 전 사장은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라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사건에 대한 확실한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원외교특위는 23일 한국가스공사·한국전력공사, 24일 국무조정실·감사원·기획재정부·외교부, 2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기관보고를 차례로 받는다.
문혜원 기자 haewoni88@
뉴스웨이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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