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가인이 더 가인스러운 음악과 파격적 퍼포먼스로 돌아왔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영등포CGV에서 가인의 네 번째 미니앨범 ‘하와(Hawwah)’의 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가수 가인이 참석해 신보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은 ‘파라다이스 로스트(Paradise Lost)’, ‘애플(Apple)' 두 곡이다. 이밖에 ‘프리 윌(Free Will)’, ‘더 퍼스트 템테이션(The First Temptation)’, ‘두 여자’, ‘길티(Guilty)’ 를 비롯해 총 6곡이 담겼다.
◆ 성경 속 최초의 여성 ‘하와’, 어려운 도전이지만···
‘하와’의 더블 타이틀곡 ‘애플(Apple)’은 금단의 사과에 대한 욕망을 귀엽게 표현한 곡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인걸 알면서도 한 번은 해보고 싶은 고민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재즈 피아노와 멜로디 기반의 펑키한 곡으로 가인의 보컬과 박재범의 랩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이날 가인은 “무교라서 이브가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어졌다는 것 외에는 잘 몰랐다”라며 “이번 콘셉트는 어려운 편이라서 앨범 작업에 앞서 공부를 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창세기에 등장하는) 뱀이 안무와 캐릭터로서 표현하기 좋았다. 사악하지만 돋보이는 캐릭터인 것 같았다”라며 “뱀을 표현하기 위해 바닥에 기어다니며 춤을 춘다. 뱀이 느리게 움직이다 갑자기 빨라지는 속도감이 매력적이었다”고 안무의 주안점을 설명했다.
‘애플’은 지상파 방송 금지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가인은 “처음 이 곡을 받았을 때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었다. 심의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듣고는 ‘왜지’하는 의문이 들었다”라며 “‘하지 말라고 하니 더 하고 싶다’라는 인간의 원천적인 욕망을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심오한 ‘하와’ 콘셉트에 대해 김이나 작사가는 “성경 속 인물이다보니 의미가 달라질 것 가다”라며 “재해석이라는 단어가 거창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재해석하려 했다. ‘하와’에서 갖고 오소 싶었던 콘셉트는 인류 최초의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선악과를 먹는 행동이 인간의 탄생을 연결지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반기독교적인 의미는 없었다”고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 더블 타이틀곡 ‘애플’·‘파라다이스 로스트’, 두 마리 토끼 사냥 나선다
가인은 이번 앨범에서 최초로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웠다. 첫 번째 타이틀곡 ‘파라다이스 로스트(Paradise Lost)’는 이민수 작곡가와 김이나 작사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웅장한 스케일과 신비로움을 지닌 곡이 특징이다.
가인은 이번 타이틀곡 무대를 위해 파란색으로 염색을 하는 파격 변신을 감행, 퍼포먼스 디렉팅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최초로 ‘파라다이스 로스트’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상영 직후 가인은 “태국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현지 댄서들이 출연했다. 남성 댄서들이 올누드로 참여했다. 정말 몸이 좋으시더라. 어성 팬들이 (뮤직비디오를) 좋아하실 것 같다”라며 “남성 댄서들이 엎드려서 대기했는데, ‘컷’ 소리가 난 후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니시더라. 고개를 못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초호화 아티스트 지원사격, 관건은 ‘하모니’
새 앨범 ‘하와’는 조영철 프로듀서가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고, 이민수 작곡가-김이나 작사가 콤비를 비롯해 정석원, 박근태, G.고릴라, east4A, KZ 등이 참여했다. 또한, 도끼, 박재범이 피처링, 매드클라운, 휘성은 작사가로 작업을 함께 했다. 6곡의 스토리텔링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초로 ‘리릭프로듀서’를 두었다. 리릭 프로듀서로 김이나 작사가가 참여했다.
수록곡 ‘프리 윌(Free Will)’은 선배가수 휘성과 도끼가 작사를 맡았다. 휘성과의 작업에 대해 가인은 “휘성에게 곡을 처음 받았다. 의미가 남다르다. 고등학교 때 휘성의 노래를 들으며 연습했다. 콘서트장 가서 풍선도 흔드는 소녀팬이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가사를 받고 이 곡을 부르며 느낌이 이상하더라. 즐거웠고 기뻤다”라며 “낯선 작사가의 곡을 받으니 느낌이 달랐지만, 휘성의 가사가 입에 잘 붙는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수록곡 ‘퍼스트 템테이션’에 대해 가인은 “무대에서 꼭 해보고 싶었던 비트다”라며 “안무가 잘 나올 것 같은 곡이어서 해보고 싶었는데, 어렵지만 앨범 콘셉트가 가장 잘 표현되는 곡이었다. 가사가 독특해서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앨범 내 유일한 발라드 곡 ‘두 여자’에 대해 가인은 “음역대가 낮아서 녹음하면서 한 키 올리자고 했는데 올렸더니 고음역대가 엄청 놓더라. 이 곡이 녹음할 때 가장 고생스러웠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에 대해 작사가 김이나는 “녹음실에서 가인이의 자아가 3개가 있다. 아기 같은 감성의 가인, 교태를 부르는 가인, 센 언니, 세 개가 있다”라며 “‘두 여자’ ‘길티’에서는 교태를 보여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선정성 논란, 피해갈 수 있을까?
‘피어나’ ‘돌이킬 수 없는’ 등 다수의 솔로곡을 통해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한 가인은 신보에서도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안해본 게 없는 것 같다”고 자신의 솔로 활동을 돌아보며, “국내에서 음악을 하기에는 선택의 폭이 좁다”라며 “많은 시도를 했기에 앞으로 뭘 해야하나 고민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걱정이 많다”고 한숨지으며, “더블타이틀 곡 ‘애플’은 지상파 방송사에서 19금 판정을 받았는데, 그 자체가 부담이 됐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러한 가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정성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인은 우려를 표하면서도 “뮤직비디오 역시 이슈가 될 것 같다”고 예상하며 “나쁜 말, 좋은 말이 오갈 것 같은데 부담이 크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른 좋은 부분도 봐 달라”며 “어려운 콘셉트를 연이어 하는 것 같다. 대중적이고 쉬운 음악도 하고 싶은데 (어려운 콘셉트 음악을 하는 게) 제 운명인 것 같다. 외부에서 곡도 쉬운 콘셉트의 곡은 들어오지 않는다. 가인이라는 가수의 이미지라는 걸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이나는 “‘하와’는 대중이 이해하기 힘든 콘셉트”라고 인정하면서도 “수위의 문제일 뿐 섹시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에서도 섹시한 표현이 있지 않나. 섹시에 대해 입체적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근본을 흔들어놓겠다는 의미의 유혹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인은 오는 12일 신곡을 공개하며, Mnet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첫 무대를 갖는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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