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어느덧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극의 중심으로 성큼 들어온 코피노 남순 버젤리오 리(일명 남순이). 진짜보다 더 진짜같이 맛깔 나는 연기를 하는 남순역의 김민교 씨를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 남순이 인기가 대단하다. 그 인기 실감하나?
- 너무 실감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친구 결혼식에서 사회를 봤는데 식이 끝나고 신랑 신부와 사진을 찍을 때 전부 저랑 찍자고 다가오셔서.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근데 하객분들이 제가 사회를 한국어로 잘 보니까 놀라워 하시더라구요.
▲ 남순이가 진짜 필리핀 사람인줄 아시는 분들이 많다. 외국인 역할은 많이 해봤는지?
짤막짤막한 콩트에서는 외국인 역할을 해 봤는데 정극에서 인물로 만나서 표현해 보기는 처음입니다. 처음에 코피노(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 태어난 혼혈자녀) 역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 ‘사장님 그건 아니니다~~’ 남순이 말투가 인기다. 어떻게 연습했는지?
- 필리핀 여행에서나 외국인 친구들에게서 또는 다큐 등을 보면서 소스를 얻었습니다. 한국말을 잘 하려고 노력하는 친구들한테 어려운 부분이 받침있는 발음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런 부분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17년차 배우다. 개그맨으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 타 방송 작품에서 개그를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저란 사람을 온전히 알지 못한 채 다른 직업인으로 알고 계신 게 어색했습니다. 길을 가다가 ‘개그맨이냐’고 물어도 제가 ‘개그맨이 아니라, 연극배우입니다’ 라고 설명하기도 그렇고 아니라고 하는 것도 그렇고 난감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사람들을 재미있게 해 줄 수 있다는 건 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희극인, 배우, 개그맨 어떻게 생각하셔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기를 할 수 있고, 연기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순이도 웃음을 주는 역할이지만 때론 눈물도, 진한 감동도 전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남순이 역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
- 처음 감독님이 이 작품에서 사회문제나 코피노 얘기를 다루고 싶어하셨는데, 그러면서 바로 제가 생각났다고 하셨습니다.
저한테 연락을 주셔서 이 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제안을 해 주셨고, 그 인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저는 바로 ‘아 이 역은 한국에서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저한테 맞는 역할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 '당신만이 내사랑'에서 남순이 역은 제일 착한 캐릭터같다. 어떤 점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낸 것 같은지? 남순이라는 인물을 통해 어떤 걸 전하고 싶은지?
- 저는 사실 좀 인간애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코피노 역할의 남순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보면 외면 받고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있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질감이 든다던가, 우리랑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을 하거나 무턱대고 불쌍하게만 보는 그런 시선보다는 ‘우리랑 같다. 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그런 것들을 약간은 밉지 않은 눈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접할 때 이 역할에 대해 많이 연구를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코피노 관련) 다큐를 찾아봤는데 되게 뭉클했습니다. 제가 저지른 일은 아니지만 우리도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에는 책임이 뒤 따른 다는 것에 대해서도 꼭 한번 생각해 봐야할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지으며 얼마 전 극중에 남순이가 ‘EXID-위 아래’ 춤을 춘 장면이 생각나 한 번 춰달라는 부탁했다. 수줍어하는 듯 하다 음악이 흘러나오자 걸그룹 못지않은 귀여운 표정으로 숨겨진 춤솜씨를 뽐냈다. 끼 넘치는 김민교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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