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황교안 법무장관, 朴 지지율 오르자 기업인에 관용 의사 밝혀지지율 하락에 ‘기업 때리기’ 정책 선회···임금 인상 채근에 고강도 사정까지재계 불만 폭발 “실체 없는 기업 때리기, 경제 살리기 정책과도 정면 배치”
최근 정부는 포스코건설을 비롯한 포스코패밀리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추진하고 있고 신세계그룹과 동부그룹 등 대기업에 대한 강력한 사정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 외에도 몇 개의 기업이 정부의 사정 레이더에 걸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던 박근혜 정부가 갑자기 강경 일변도로 변심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기업인에 대해서 관용을 베풀겠다는 전향적 자세를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말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언론 매체를 통해 수형 중인 기업인에 대해 조기 출소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때만 하더라도 박 대통령에 대한 직무 수행 평가에서는 잘하고 있다는 의견(약 49%)이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약 44%)에 비해 우세한 상황이었다. 정국이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판단한 만큼 경제 살리기를 위해 기업인에 대한 빗장을 어느 정도 완화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잘하고 있다는 의견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새해 들어서는 이완구 총리 임명 문제와 연말정산 논란 등으로 인해 직무를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의견이 60%를 넘기도 했다. 3월 둘째 주 기준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는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약 52%)이 잘하고 있다는 의견(약 39%)보다 앞서 있다.
연말정산 분납 등 여러 처방에도 지지율 반등 기미가 없자 정부는 또다시 ‘기업 때리기’를 정책코드로 들고 나왔다.
지난해 말 황교안 장관은 “기업인에 대한 출소 문제는 원칙대로 해결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여기에 최경환 부총리는 “소비의 회복을 위해 기업이 임금을 적정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말까지 내뱉었다.
잘못을 한 기업과 기업인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겠다는 관용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원칙대로 죗값을 톡톡히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다시 자리를 잡았다. 더불어 내수 부흥을 위해 일방적인 기업의 희생만을 강조한 꼴이 됐다.
여기에 일부 기업에 대한 강력한 사정이 시작되자 재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기업을 샌드백 때리듯 제어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비리 사실이 명백하다면 일벌백계하는 것이 옳은 일이지만 실체가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이전 정권과의 불화나 기업 군기 잡기를 이유로 기업에 무차별적으로 칼을 대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수 경제를 살려보겠다면서 내수 경기의 한 축인 기업에 사정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경제 살리기 정책 원칙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라며 “정부는 기업이 경영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일관적인 정책 방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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