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의 사랑’이 성폭력, 동성애 등 파격적인 소재로 경종을 울리며 막을 내렸다.
지난달 31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극본 윤난중, 연출 표민수) 마지막회에서는 도도희(유이 분)과 강호구(최우식 분)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도도희는 금동이의 미래와 호구를 위해 멀리 떠났다. 홀로 시간을 보내던 도희만을 바라보던 호구의 진심을 뒤늦게 알게 된 도희는 그를 받아들였다.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미래를 약속했다.
◆ 유이♥최우식·임슬옹♥이수경, 진심은 通했다
이날 방송에서 호구는 도희를 설득해 성폭력 가해자인 노경우(김현준 분)를 고소하자고 했다. 호구는 도희에게 용기를 줬고 그런 호구의 따뜻한 마음에 의지한 도희는 경우를 고소하기로 마음먹었다.
국민 남동생 수영스타인 노경우의 범죄 사실에 단체들은 들고 일어났지만,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는 등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이후 노경우의 처벌에 대해 그려지지 않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하지만 도희는 호구로 인해 새로 태어났다. 수영선수로 재기에 성공했고, 호구와의 사이에서 둘째 아들을 품에 안으며 엄마로서의 행복도 누렸다.
그런가하면 변강철(임슬옹 분)과 강호경(이수경 분)의 사랑도 이뤄졌다. 강철은 자신이 호구와 쌍둥이었던 호경을 처음부터 사랑했음을 뒤늦게 깨달았고, 호경 역시 강철이 게이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특히 호경이 화장을 지운 민낯과 마주하고도 사랑을 말하는 강철의 진심에 호경 역시 마음을 열었고 둘은 키스를 나누며 사랑을 시작했다.
◆ 원작 속 성폭행 설정, 드라마로···어두운 현실의 반영
웹툰이 원작인 ‘호구의 사랑’은 원작에서의 성폭행 설정이 드라마화 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만일 성폭행이라는 소재가 드라마화 될 경우 파장이 적지 않기 때문. 표민수 PD역시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민을 털어놓은 바 있다. 작가와 상의해 어떻게 그릴지 고민하고 있다는 표 PD의 말처럼 그의 고민은 극에 묻어났다.
도희는 성폭행을 당해 아기를 가졌지만 이후 가해자 심판에 나서며 고군분투했으며, 자신의 꿈과 사랑 쟁취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가해자가 어떤 죗값을 치렀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그려지지 않아 다소 아쉬움을 안겼다. 현실의 반영을 통해 사회에 경종을 울리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 표민수 표 극세사 연출의 힘, 메시지+재미 잡았다
소품 하나에도 정성을 쏟기로 정평이 나있을 만큼 세심한 연출로 유명한 표민수 PD는 배역의 감정에 집중했다. 거창한 메시지 전달이나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 보다 장면과 장면 간의 등장인물의 감정에 주안을 두었다. 아기를 낳고 새로운 사랑을 통해 상처를 극복하고 용기를 얻은 도희가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설정은 표민수표 디테일한 연출력의 힘이 있었기에 물흐르듯이 전개되었다.
극 초반 전개된 동성애자에 대한 묘사 역시 적지 않은 파장이 있었다. 하지만 코믹 로맨스의 대가답게 유쾌, 발랄하게 그리며 여성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이후 엇갈린 감정으로 인해 빚어진 해프닝이었음을 풀어내며 매끄럽게 마무리 지었다.
‘호구의 사랑’은 당초 홍보 자료에 적힌 ‘갑을로맨스 드라마’ 이상의 의미를 안기며 종영했다. 단순히 코믹 로맨스물이 아닌 성폭행, 동성애 등 묵직한 주제를 그리며 결코 가벼이 웃으며 볼 수 없는 드라마였지만 성폭행 피해자의 이야기로 귀결지었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비록 2%를 밑도는 다소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긴 했지만 그러면 어떠하리. 시청률 반등을 위해 억지 로맨스를 펼친다거나, 다루기 어려운 소재를 피해가는 요행을 바라지 않았기에 ‘호구의 사랑’의 종영은 그 의미를 더한다.
한편 ‘호구의 사랑’ 후속으로 ‘식샤를 합시다2’가 오는 6일 첫방송 된다.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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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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