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만 ‘도둑들’ 신화 다시 쓴다”···최동훈 감독 ‘암살’(7월 22일)
올해 한국영화 ‘빅4’의 서막은 180억 대작 ‘암살’이 스타트를 끊는다. 최동훈 감독의 1000만 전작 ‘도둑들’을 함께 한 쇼박스가 메인 투자 배급을 맡은 영화다.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하면 200억대를 훌쩍 넘기는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한다. 기획단계부터 ‘예비 1000만’으로 불린 이유다. 최동훈 감독과 그의 전작 ‘도둑들’을 함께 한 전지현 이정재 오달수의 조우 여기에 충무로 최고의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하정우, 명품 조연 조진웅 최덕문, 여기에 충무로 흥행 영화의 단골 배우로 손꼽히는 이경영까지 ‘초호화’란 단어가 무색한 조합이다.
‘암살’은 최동훈 감독이 ‘타짜’를 만들 때부터 머릿속에 담고 있던 작품이다. ‘도둑들’ 이후 구체화 시킨 이 프로젝트는 한 때 1년에 걸쳐 완성된 시나리오를 폐기처분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정도로 최 감독의 고민과 노력 그리고 땀이 집결됐다. ‘케이퍼 무비의 장인’으로 손꼽히는 최 감독이 현미경 작법으로 시나리오를 썼을 만큼 완성도 면에서 탁월하고 스케일도 방대하다.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친일파를 암살하기 위해 모인 3명의 독립군 암살단, 그리고 비밀을 간직한 청부살인업자 여기에 이중적인 내면을 지닌 또 다른 독립군의 얘기는 최 감독 특유의 ‘케이퍼 무비’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의 영화로 탄생됐다.
철저한 상업영화 스타일을 유지해온 최 감독의 전작을 비교할 때 ‘암살’은 다소 무거운 소재와 전개 방식, 그리고 캐릭터 위주에서 사건 위주로 넘어간 생소함이 그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관건이다.
물론 ‘암살’의 최고 묘미는 이런 모든 것을 배제하고서라도 ‘감독 최동훈의 영화’란 이름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상업영화다. 최동훈의 마력은 철저한 상업성이며 이를 버리지 않는 뚝심이다.
◆1000만 배우 황정민 그리고 유아인의 변신 류승완의 도전···영화 베테랑(8월 5일)
지난 해 ‘명량’으로 1796만이란 믿기 어려운 흥행 기록을 남긴 CJ엔터테인먼트는 올해는 새로운 색깔로 여름 ‘빅4’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국내 영화 역사상 최고 흥행 대작을 이뤄 낸 투자배급사로서의 자부심보다는 새로운 도전이란 코드가 이번 영화에서 느껴진다.
‘류승완’이란 최고의 스타 감독과 함께 황정민 그리고 유아인 여기에 오달수까지 흥행 삼박자를 고루 갖춘 무기가 ‘베테랑’의 첫 번째 셀링 포인트다.
첩보대작 ‘베를린’을 선보인 류승완 감독이 3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란 점은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그의 팬들을 끌어 들일 중요 요소다. 충무로 영화감독 가운데 액션에 특화된 그의 연출 스타일은 ‘베테랑’의 확실한 정체성을 전한다. 여름 시장 최고의 흥행 코드 ‘액션’이 바로 ‘베테랑’이며, 그 ‘베테랑’을 만든 감독이 류승완이란 점은 다른 경쟁작을 움츠리게 만들 최고 무기다. 여기에 ‘국제시장’으로 1000만 배우 타이틀을 얻은 황정민, 데뷔 첫 악역에 도전하는 유아인의 연기는 팬들의 궁금증을 자극시키는 주요 요소다.
영화는 안하무인 유아독존 재벌 3세를 쫓는 베테랑 광역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이다. 쫓고 쫓기는 가운데 벌어지는 남자들의 부딪침과 육체적 파열음의 쾌감은 여름 시장을 정확하게 꿰뚫는 또 다른 요소다.
반면 이미 익숙한 플롯, 예측 가능한 전개방식 여기에 착한 이미지가 가득한 유아인의 변신이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어필할지가 ‘베테랑’이 흥행 시장을 돌파할 관건이라고 보여진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넘어설 시원한 액션의 한 방이 ‘베테랑’의 최고 무기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 “국내 사극 액션 신기원을 쓸까”···‘협녀, 칼의 기억’(8월 13일)
당초 ‘협녀, 칼의 기억’은 지난 해 말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다. 겨울 방학 시즌을 겨냥한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확실한 ‘텐트폴’(흥행이 확실한 영화)이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암초가 나타났다. 주연 배우인 이병헌이 이른바 ‘협박 사건’에 휘말리며 개봉이 연기됐다. 사건은 올해 초 이병헌의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이후 영화의 개봉이 루머처럼 ‘몇월’ 또는 ‘언제쯤’이라고만 돌기 시작했다.
‘협녀’가 대중들의 관심을 끈 것은 아무래도 한국영화계에선 사라진, 아니 기억 속으로 소멸한 사극 무협 액션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본 줄거리는 중국의 무협액션물과 거의 흡사하다.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서로 뜻이 달랐던 두 개의 칼과 세 검색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다.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박흥식 감독은 무려 8년 전 쯤 ‘협녀’의 기획을 시작했다. 영화 ‘인어공주’를 끝낸 뒤 중국 무협소설의 대가 김용의 ‘사조영웅전’을 읽고 ‘여자 검객의 얘기’를 구체화 시켰다. ‘인어공주’에서 만난 전도연에게 제의를 했다. 전도연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후 이병헌 김고은 이준호 등 배우들이 연이어 캐스팅됐다.
현재 개봉을 앞둔 ‘협녀’는 예고편이 온라인에 공개된 상태다. 예고편만으로의 평가는 중국 무협액션의 그것과 비슷하거나 뛰어넘는다는 얘기가 많다. 반면 우려도 있다. 연출을 맡은 박흥식 감독은 의외로 멜로에 강점을 가진 연출 스타일이다. 그가 그리는 무협 액션이 어떤 모습을 만들어 낼지가 관건이다. 또한 ‘묵힌 영화’란 느낌이 강하다. 뜻하지 않게 개봉이 연이어 미뤄지게 된 탓에 대중들이 느끼는 체감이 상당할 것이란 예측도 우려가 된다. 이병헌에 대한 대중들의 남은 평가도 위험 요소다.
그럼에도 ‘협녀’는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 이준호란 신구 연기파 배우들의 확실한 조합, 생소한 무협 사극 액션이 영화팬들에게 전달할 장르적 갈증에 대한 해소가 기대치를 끌어올리기에는 충분하다. 이미 공개된 예고편만으로도 영화팬들의 가슴은 설레이고 또 설렌다.
◆ ‘듣도 보도 못했던 22인 1역’···‘뷰티 인사이드’(8월 20일)
투자배급사 NEW는 지난해 말 ‘변호인’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올해 하반기 ‘연평해전’으로 또 다시 홈런을 쳤다. 이처럼 NEW는 영화계에서 ‘귀신같은 선구안’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들이 올해 여름 흥행 시장 ‘빅4’ 대전에 내세울 영화는 ‘뷰티 인사이드’이다.
베스트셀러 소설 혹은 인기 웹툰이 원작인 대세 속에 ‘뷰티 인사이드’는 사고 특이하게도 광고를 영화로 각색한 작품이다. 칸 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동명의 광고가 원작이다. 스토리는 매일 잠에서 깨면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한 남자와 그 남자가 사랑하는 한 여자와의 벌어지는 얘기를 그린 독특한 얘기다.
22명의 각기 다른 한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여인은 한효주가 맡았다. 한효주를 사랑하는 22명은 김대명 도지한 배성우 박신혜 이범수 박서준 김상호 천우희, 우에노 주리, 이재준 김민재 이현우 조달환 이진욱 홍다미 서강준 김희원 이동욱 고아성 김주혁 유연석 등이 맡았다. 한국영화를 넘어 전 세계 영화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콘셉트며 캐스팅이다.
영화 흥행 관건은 아무래도 ‘멜로 퀸’ 한효주의 힘이다. 어떤 멜로 라인에서도 한효주는 자신만의 아우라와 힘을 내는 멜로 파워를 선보이며 ‘한효주=멜로’의 공식을 완성한 아이콘이다. 문제는 남자와 여자 등 무려 22명의 배우와 같은 감정 라인을 선보여야 하는 한효주의 고충이다. 22명이 사실은 모두 같은 인물이며, 이들과 똑같은 사랑을 느껴야 하는 배우의 어려움이 스크린으로 드러난다면 커다란 폐착이 된다.
물론 이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언론시사회 전 진행된 일반인 대상 블라인드 시사회에서 역대 최고 평점이 나왔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뷰티 인사이드’의 독특함과 세밀함은 최고의 무기이자 최대 강점이다. 더욱이 CF감독으로 최고의 이름값을 자랑하는 백종열 감독의 감각적인 영상이 여름 시장 ‘데이트 무비’로서 손색이 없는 결과물을 냈을 것이란 확실한 예측도 가능하다.
‘귀신도 놀란다’는 NEW가 선택한 ‘뷰티 인사이드’가 여름 시장 ‘빅4’ 대전에서 어떤 힘을 낼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재미가 될 듯하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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