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17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삼성물산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삼성물산 역시 같은 날 9시35분경 서울 서초구 소재 aT센터 5층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합병안을 가결했다.
당초 이날 삼성물산의 주총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일부 소액투자자들이 합병 비율 등에 불만을 제기하며 시작부터 고성이 난무, 잡음이 일었지만 최종 표 대결에서 결국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더이상 건설, 상사부문 사업만으로는 성장이 어려운 만큼 바이오사업을 추진 중인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향후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주주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또 과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 실패 후 주가 하락했다는 점과 합병이 실패할 경우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 투기세력에 의해 회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주주들의 표심을 돌렸다.
실제 이날 주총장에서 한 주주는 “주식투자 하는 분들은 대부분 아시겠지만 헬스케어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며 “이는 주식시장의 대세가 전통주에서 바이오헬스로 가고 있다는 증거로 삼성물산이 진입장벽이 높은 바이오 시장에 빨리 뛰어들기는 어려운 만큼 합병을 통해 바이오사업을 공략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병에 실패해서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처럼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싶느냐”며 “중요한 기로에서 우리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주도 “과거 SK와 소버린 사태를 봤을 때 엘리엇이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사익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국익을 생각했을 때는 합병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합병에 힘을 보탰다.
증권가 역시 합병 법인의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장기적으로 좋다고 보는 이유는 사실적인 지주회사로서의 성장성과 지배구조 개편의 이익 가능성, 바이오사업 성장성 등”이라며 “합병이슈로 많이 올랐는데 차익실현을 위해 빠져나가는 부분을 제외하면 중장기적인 주가 우상향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되면 지주사로서의 역할이 더 강화되기 때문에 지주사 프리미엄이 있을 것”이라며 “지주의 이슈는 아니지만 제일모직의 바이오성장성 등을 고려했을 경우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물산이 이번 합병 이후 주주강화 정책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이런 부분들이 삼성그룹의 전반적인 기조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에 따라 주주들이 몰리면서 삼성그룹주들의 주가 역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합병법인은 오는 9월 1일 탄생하며 법인명은 삼성그룹의 창업이념과 정신을 그대로 승계한다는 차원에서 삼성상회의 후신 법인명인 삼성물산을 쓸 예정이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csdi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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