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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으로부터 버림받은 창업주 신격호, ‘씁쓸한 말로’

롯데그룹으로부터 버림받은 창업주 신격호, ‘씁쓸한 말로’

등록 2015.08.03 07:47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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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신동빈 경영권 분쟁 당일까지만해도 건강한 총괄회장분쟁 소식 전해지자 태도 돌변 ‘사리분별 못하는 노쇄한 늙은이’ 취급“무일푼으로 시작해 70년 간 재계 5위 기업으로 성장 시켰건만...”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사진=연합뉴스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형제간의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은 자신이 수십년간 일궈온 롯데그룹으로부터 버림받는 초라한 입장으로 전략하고 말았다.

롯데그룹은 신동중-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 소식이 일본 언론으로 처음 보도된 지난 28일 당일까지만 하더라도 신격호 총괄회장이 제2롯데월드과 롯데월드타워의 실적과 공사 진척 상황을 직접 챙기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등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홍보했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소식이 일어나자 마자 그룹측은 태도를 돌변, 신 총괄회장을 판단에 문제가 있는 ‘늙은이’ 취급을 하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두고 진흙탕 싸움을 벌일때만 해도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 제기 됐다.

하지만 육성 공개 이후 영상까지 공개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잘못을 직접적으로 피력했지만 롯데그룹측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에 대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뿐만 아니라 롯데 회장으로 임명한 적이 없다”며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온 아버지인 자신을 배제하려는 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로서는 신동빈의 눈과 귀를 멀게 한 참모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신동빈 회장 주변에 있는 롯데그룹 참모진을 비판했다.

이 동영상은 이날 오후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촬영한 것으로, 신 총괄회장이 차남이 아닌 장남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고령의 총괄회장을 이용해 왜곡되고 법적 효력도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그룹의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롯데그룹은 또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와 차남 간 다툼이 있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정상적인 경영인이라면 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사실과 다른 자극적인 폭로로 분란을 초래하며 그룹의 안전을 해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의 지시서나 임명장 등이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며 “법리적으로는 우리가 유리하고 완승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롯데측은 이번 경영권 분쟁이 소송전까지 갈 것이라며 “오늘날의 롯데를 이렇게 만든 것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침도 있었지만 지난 10년간 실제로 실행하고 몸 바쳐 한 것은 신동주 전 회장, 신영자 이사장도 아닌 신동빈 회장”이라면서 신 회장의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신 총괄회장이 한·일 롯데의 경영권은 신 전 부회장이라 거듭 밝혀왔지만 롯데측은 소송까지 불사하며 신 회장의 경영권 승계만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대해서도 롯데그룹은 연일 “고령으로 판단이 흐려진 상태”라고 존재 자체를 무력화 시키려 애쓰고 있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의 동생 신선호 산사스 사장 등 롯데그룹 일가가 신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자 롯데그룹은 “회사가 위기상황이 되면 덕 볼 사람이 누구겠느냐. 결국 그 사람들의 목표는 롯데그룹에서 한 몫 떼가는 것”이라며 “롯데가 망가져도 제일 기분 좋은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맞불’ 폭로전도 이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반(反) 신동빈 쿠데타’를 주도했다고도 주장했다.

롯데그룹은 “신 이사장과 신 구단주 대행이 지난달 15일 롯데호텔 34층에 그룹 전·현직 대표 10여명을 차례로 불러 신동주 체제 구축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지반 42년간 롯데에 몸담으며 신 총괄회장의 사람이라고 불려온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등 최측근들도 신 총괄회장에서 등을 지며 신 회장편에 섰다.

농사꾼의 아들로 19살 때 무일푼으로 일본에 건너가 지난 70여년 간 연 매출 83조, 임직원 10만명, 8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5대 기업으로 키운 신 총괄회장의 말로 치고는 초라하기 그지 없는 현실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은 안중에도 없고 신 회장을 대변하는데 급급해 보인다”며 “과거 말 한마디로 그룹을 좌지우지 하던 카리스마 있던 신 총괄회장이 형제간 분쟁으로 초라한 신세로 전략해버린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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