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늘어나는데 공급량은 여전···불투명한 경기 탓
“최근 주택구매자 자산가치하락·금융비용에 낭패 볼수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 6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4068가구다. 이는 전월대비 21.1%나 증가한 수치다.
수도권은 1만694가구로 전월(1만4432가구) 대비 1662가구 증가했고, 지방은 1만7974가구로 전월(1만3710가구) 대비 4264가구나 미분양이 늘었다.
특히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악성 미분양)도 전달 1만2578가구로 전월(1만2502가구) 대비 소폭 증가(79가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 올해 처음으로 미분양 주택이 0.2% 증가한 데 이어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건설사들은 공급을 계속하고 있다. 이달에만 3만9500가구가 공급되며 이 중 2만6361가구가 일반분양을 한다. 이는 지난달 공급된 2만4069가구보다 9.5% 증가한 것으로, 최근 5년 간 8월에 공급된 일반분양 물량 중에서 가장 많다.
또 이달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약 11만5762가구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분양을 서두르는 것은 앞으로의 부동산시장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저금리와 정부의 부동산대책 등으로 억지로 띄어놓은 시장 분위기인 탓에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변수 발생 시 쉽게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을 건설사들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의 분양물량은 내년 대폭 감소할 예정이다. 올해대비 30~40% 급감할 것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높은 분양가와 공급과잉이 맞물려 시장 분위기를 다시 침체시킬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팀장은 “정부의 정책과 저금리 효과로 줄어들던 미분양 주택이 다시 급증할 정도로 공급량이 과하다”며 “7~8월 전통적인 분양 비수기에도 5만8000여가구가 공급됐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이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주지 못하면 침체가 올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공급과잉에 따라 경기가 침체되면 대출받아 집을 마련한 수요자들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경기가 좋아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대폭 인상했기 때문에 향후 금리 인상과 더불어 집값이 하락하면 늘어난 금융이자에 시세변동에 따른 금액까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집을 마련한 수요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다”며 “이들은 금융비용과 더불어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 마련을 고려하고 있는 수요자라면, 내년 미분양 물량을 노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건설사들이 현재 터무니없이 분양가를 올려 놓은 탓에, 공급과잉 등의 문제로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가격이 하락할 것이다. 여기에 미분양 단지는 할인과 더불어 각종 금융혜택까지 받을 수 있으니 원하는 단지를 점찍어놨다가 분양 받는 것도 하나의 수단”이라고 조언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seo6100@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