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서가 매회 업그레이드되는 악행을 바탕으로 악녀 레전드를 갱신하고 있다.
MBC 54주년 월화특별기획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최정규, 제작 ㈜김종학프로덕션)에서 희대의 악녀로 활약하고 있는 김민서(소용조씨, 현 조여정 역)는 매회 요사스러운 여우짓으로 팜므파탈 매력을 뽐내는 동시에, ‘화정’을 한층 드라마틱하게 만들고 있다.
28회 독극물 납치 장면을 통해 여정은 해사한 웃음 뒤에 숨긴 악랄한 살의를 드러내며 역대급 악녀의 탄생을 알렸다. 김자점(조민기 분)의 사주를 받고, 적통공주인 정명(이연희 분)을 납치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일으킨 것.
그는 정명에게 광해(차승원 분)의 명이라며 접근했다. 여정의 수상한 행보에 의심을 품은 정명이 여정을 몰아세웠지만 때는 늦었다. 이미 여정이 정명에게서 풀벌레를 떼어주는 척 하며 독약을 묻힌 것. 이에 정명은 숨통을 쥐고 쓰러졌고, 이내 괴한들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
독극물 납치에서 드러난 여정의 두 얼굴은 과히 충격 그 자체였다. 정명을 꼬드기며 보여준 해사한 미소는 보는 이를 자동으로 무장해제시킬 정도였다. 반면 정체가 들통나자 “이런 들켰네. 역시 제법 영리하십니다. 마마 여간해선 제가 속아넘어가는 계집이 아닌데”라며 싸늘하게 돌변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정도였다.
나아가 32회 회초리 눈물 장면에서 여정은 여자의 최대 무기인 눈물을 이용해 인조(김재원 분)을 구워삶는 팜므파탈의 면모마저 드러내며 최강 악녀 입지를 공고히 했다.
정명은 오만 방자한 행동을 일삼는 여정에게 초복(회초리질) 징벌을 내리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복수의 칼날을 간 여정은 이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인조 앞에서 가증스러운 눈물을 흘렸다.
더욱이 인조에게 피멍 든 종아리를 은근히 보이며 “공주가 왜 이리 했겠습니까? 전하께 보란 듯이 힘을 과시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소인은 공주가 전하를 욕보인 것을 참을 수가 없사옵니다. 그것이 생살을 찢는 아픔보다 더 치욕스럽고 분하옵니다”라고 말하며 정명을 향한 인조의 분노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이어 그는 인조의 품에 와락 안겨 대성통곡했고, 인조를 구워삶는 여우 같은 모습은 시청자들을 소름 돋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여정의 여우짓의 화룡점정은 35회, 인목대비(신은정 분)을 향한 억지 무릎굴복 장면이었다. 여정은 정명에게 역모 누명을 씌우려 했던 것에 대해 사죄를 해야만 하는 굴욕적인 상황에 이를 악문 채 무릎을 꿇고 “부디 용서를 베풀어 주십시오 대비마마. 소인이 방자하였사옵니다. 소인이 주제를 모르고 감히 씻지 못할 죄를 지었사옵니다”라며 울분 섞인 사죄를 쏟아낸 뒤, 제 분에 못 이겨 통곡했다.
그러나 그의 사죄에는 진심이라고는 손톱만큼도 담기지 않아, 되려 시청자들의 분노지수를 높였다. 잔뜩 핏발 선 눈과 신경질적인 곡 소리, 그야말로 모멸감에 몸부림치는 악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들 정도였다.
동시에 점점 독해지는 여정이 앞으로 또 어떤 악행을 자행할지 긴장감을 자아내는 동시에 기대감을 모았다.
한편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이 지닌 권력에 대한 욕망과 이에 대항하여 개인적인 원한을 딛고 연대하는 광해와 정명 그리고 그런 정명이 인조 정권 하에서 그 권력과 욕망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는 이야기가 펼쳐질 ‘화정’은 매주 월, 화 MBC를 통해 방송된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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