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놈이 제대로 나쁜놈 다울때 극의 재미는 배가된다. 욕망의 화신 조현재의 사악함에 주원과 김태희가 일촉즉발 위기에 놓이며 긴박감을 더했다.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극본 장혁린, 연출 오진석, 제작 HB엔터테인먼트)의 조현재가 지난 6회 방송에서 사악한 두뇌플레이로 존재감을 제대로 떨쳤다.
이날 ‘용팔이’에서는 상속녀 여진(김태희 분)을 손에 넣기 위해 한신그룹을 둘러싼 세 세력의 치열한 전면전이 스펙터클하게 펼쳐진 가운데, 방송 말미 도준(조현재 분)이 소름 반전을 펼치며 짧지만 굵직한 등장으로 강한 잔상을 남겼다.
도준의 존재감이 강렬했던 건 그가 두 번이나 태현을 감쪽같이 속이며 목표달성에 성공했기 때문.
여진으로부터 그간 도준의 사악한 행동을 모두 들어 알고 있던 태현은 이날 반전 계획으로 고사장(장광 분)과 채영(채정안 분)을 모두 따돌리고 도준에게 충성한 듯 했지만 실은 그 속엔 여진을 따로 보호하겠다는 속내가 숨어 있었다.
제한구역에서 여진을 스트레쳐카에 눕혀 지하 주차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이과장(정웅인 분) 대신 수술방에 들어갈 결심을 하고 있던 태현이 막상 마주하게 된 건 빼돌려진 여진을 대신한 마네킹 뿐이었다.
그 시각 이과장은 수술실에서 시간을 끌며 위독한 여진의 생명을 단축했고 결국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이를 모두 사주한 건 반전 계획을 꾀한 태현을 속인 한도준이었다.
한신그룹을 손에 넣기 위해 여진의 안전 따윈 괘념치 않고, 자기 손에 넣을 수 없다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여기는 나쁜놈들의 한바탕 난투극 속에 도준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최후 승자의 자신감을 드러내 소름 돋는 순간을 만들었다.
이를 연기한 조현재는 말끔한 슈트 차림으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여동생을 죽음으로 이끄는 절대 악인의 사악함을 미세한 표정 변화로 세련되게 표현하며 ‘용팔이’ 반전 주인공의 존재감을 여과 없이 발휘했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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