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방 금통위원 “경제 성장률 중시 패러다임 변화 필요”

정해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경제 성장률을 중시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해방 금통위원은 26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우리가 굉장히 큰 발전을 해 오면서 너무 성장률을 중시하는 패러다임을 계속 유지해 온 바가 있다”며 “이런 것에서는 조금 변화가 와야 하지 않은가 싶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최근 우리 경제는 국민의 기대에는 상당히 못 미치는 완만한 수준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작년에 세월호 사고, 올해는 메르스 등으로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경제상황이 많이 나빠지며 전체적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우리 산업의 경쟁력도 상당히 약화되고 있다”고 저조한 성장세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물론 이런 성장세 약화 배경에는 대외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우리 인구구조의 변화라든가 분배구조 악화, 새로운 성장산업 부재 등 구조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옛날처럼 높은 성장을 회복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성장을 하는 이유가 사실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고용의 양도 늘어나고 질도 좋아지고 이렇게 돼야 되는데, 벌써 우리 사회에서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이 굉장히 많이 쓰이기 시작한 게, 제가 생각하기에도 한 십 수 년은 된 것 같다”고 지적하며 “성장이 먼저냐 고용이 먼저냐 이런 것을 논하기 전에 저는 하여튼 고용의 양과 질에 더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의 대외 리스크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 경제에 미치는 가장 큰 대외 리스크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FMS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최근 증시 급락, 위안화 평가절하 등으로 인해서 증폭되고 있는 중국의 경기불확실성 ▲신흥취약국들의 금융 및 실물경기 불안을 꼽았다.

그는 “이러한 리스크에 대해서는 지금 다양한 평가와 예측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나 우리 한국은행에서는 이런 리스크에 대해서 여러 가지 전개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위기라는 것은 급하게 닥치는 것”이라며 이미 알려진 리스크에 대해서는 진짜 위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 우리에게 닥친 위기는 북한 문제였다”며 “이번 북한 사태는 굉장한 위기였지만 위기극복에 대한 의지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최근 국회에서 중앙은행의 역할과 금통위 구성 과련 여러 입법안이 있는 것과 관련해 “건설적인 의견이 많이 나왔으니 수렴되서 잘 발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통위원이 추천기관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으나, 이는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경남 기자 secrey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