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지분 매각 위해 물적분할 추진···밥캣홀딩스 미국상장 차일피일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신설회사인 ‘두산공작기계’(가칭)의 발행주식 일부를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2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 안건이 의결되면 오는 12월 22일 분할을 완료한다.
분할된 두산공작기계의 총자산은 9088억원, 총부채 3742억원이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1조1654억원, 영업이익은 1431억원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공작기계의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물적분할 뒤에 최대 49%의 지분만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대 4000억~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일부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신설회사에 대한 경영권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유지한다”며 “연결재무제표 상에 미치는 영향도 없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알짜’ 사업으로 꼽히는 공작기계 사업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차입금 비중을 축소해 장기적인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구조 악화는 밥캣 인수로 시작됐다. 두산은 지난 2007년에 미국의 소형 건설장비 회사인 밥캣을 49억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두산은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39억달러를 조달했는데 인수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경영난을 겪었다.
2010년부터 밥캣이 흑자를 내기 시작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의 효자 사업부로 부상하기 시작했지만 LBO로 조달한 자금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는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200%가 넘는 높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의 미국 상장이 재무구조를 개선할 핵심방안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최소 몇 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알짜 사업 부문인 공자기계 사업부문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영권을 넘기지 않고 일부 지분만 매각해서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공작기계 사업은 두산인프라코어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경영권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라며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현재 280%인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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