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경영권 분쟁 중에도 리더십 여전정용진, 인문학 전도사에서 소통의 리더로정지선, 은둔 이미지 벗고 공격 본능 발휘
유통업계는 영리더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회사를 이끌며 ‘유통 군웅할거 시대’를 열고 있다.
◇롯데그룹 원톱 리더십이 기대되는 ‘신동빈’=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재계서열 5위 자산규모 87조원의 롯데그룹을 이끄는 수장이다.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2011년부터 회사의 경영상 책임을 지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현재 누구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내수경기 침체로 유통 부문의 성장세가 꺾이고 고객 정보 유출과 제2롯데월드 안전사고 등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고 있다. 다시 말해 그 어느 때보다 신 회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자신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진 그는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존 416개의 순환출자고리 중 약 84%(349개)를 해소하며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투명성 제고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또 호텔롯데 상장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를 상장하기 위해 지난 9월 한국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대표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고 현재 공모 구조와 공모 규모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패륜아’ ‘막장드라마’ 등의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도가 지나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생긴 반(反)롯데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롯데그룹이 청년창업 활성화 지원을 위해 투자법인을 설립하고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키로 했는데 그중 신 회장이 100억원을 내놓은 것이다.
올해 환갑을 맞은 신 회장은 양띠다. 그리고 올해는 을미년 청양의 해다. 어느 때 보다 힘든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 원톱 신 회장이 앞으로 어떤 리더십으로 이 위기를 돌파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문학에 빠진 스타 CEO ‘정용진’=지난 4월 SBSCNBC는 신세계그룹과 함께하는 청년 인문학 프로젝트 ‘인문학 지식향연’을 기획해 방송했다.
첫 강연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대학생이 가장 만나고 싶은 CEO’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강연에서 ‘스마트 시대 위기극복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열띤 강의를 펼쳐 대학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처럼 정 부회장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인문학 마니아’다. 또 인문학을 바탕으로 소통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는 대중과 재계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그의 소통 경영은 그룹 경영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정 부회장은 수시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매장을 찾아 상품과 소비자 반응을 살핀다. 특히 현장 경영과 소통에 충실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먼저 파악하고 다가가는 경영철학을 완성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고급화, 이마트·스타벅스 등의 성공은 그의 경영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소통하기도 한다. 트위터 마니아로 유명한데 팔로어 수가 무려 10만명을 넘는다. 또 SNS를 활용해 소비자의 불편사항이나 개선안 등을 듣고 자유롭게 대화를 이어가기도 한다.
정 부회장이 광복 70주년을 하루 앞둔 8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세계백화점 외벽에 걸린 대형 태극기 사진과 함께 ‘통일은 나눔에서 시작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것도 화제가 됐다.
아울러 그는 생각한 것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스타일이다. 정 부회장은 7조원대 황금알 시장으로 주목받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지 선정에서 신세계 본관 전체를 면세점 입찰 후보지로 확정하는 과감한 수를 뒀다. 정 부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드러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경복고 동문회에 나가고 자녀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가는 등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의 인기 CEO인 정 부회장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기대되는 이유다.
◇공격적인 행보 나선 ‘정지선’=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31세의 젊은 나이에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정 회장이 2008년 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의 나이도 36세에 불과했다.
젊은 나이에 그룹을 맡아 정 회장은 지금까지 매사에 신중했다. 또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그룹을 이끌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최근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출점을 강행하는 등 거침없는 공격 경영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월 공격 경영을 공식적으로 선언했으며 당시 그는 신년사를 통해 “기업의 변화는 곧 생존을 의미한다.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정 회장은 곧바로 말을 실천으로 옮겼다. 그중 총 투자비 9200억원이 투입된 초대형 점포인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수도권에서 가장 큰 규모와 뛰어난 교통 접근성, 국내 최대 식품관, 인지도 높은 국내외 브랜드 900여 개 입점 등을 바탕으로 202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아울러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꾸준한 M&A도 진행중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11년 가구 업체 리바트를 인수한 데 이어 2012년 패션 업체 한섬을 인수했다.
현재는 현대그린푸드를 앞세워 산업기계·특장차 전문기업인 에버다임 인수를 추진 중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국내 3위 물류업체인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합류해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정 회장은 위니아만도와 렌탈 분야 업계 3위의 동양매직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에버다임과 동부익스프레스 인수가 다소 이외라는 시각도 있지만 정 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에버다임은 현대H&S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동부익스프레스를 통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즉 다양한 사업을 바탕으로 종합유통서비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은둔을 마치고 이제 막 본격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시작한 정 회장. 올해 그가 보여준 행보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 주목된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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