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수성 실패로 호텔롯데 상장 차질국민과의 약속 지키는 것이 최우선···상장 예정대로 진행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을 본격 준비한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방침에 따라 기존 목표대로 호텔롯데 상장 절차를 내년 2월까지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롯데는 지난 9월 KDB대우증권 등을 상장 주간사로 선정한 후 현재 호텔롯데 기업 가치에 대한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실사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면세점이 호텔롯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즉 KDB대우증권 등이 실사 전 관세청의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심사를 지켜본 것이다.
하지만 롯데가 소공점만 수성하고 월드타워점을 잃게 돼 호텔롯데 상장에 차질이 생겼다.
올해 전체 호텔롯데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면세점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5%와 99% 정도인데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로 당장 호텔롯데 실적의 10% 정도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주간사의 기업가치 평가와 기관 투자자 등의 수요 조사를 통해 결정되는 호텔롯데의 공모가도 그만큼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소공점도 독점 지위를 잃게 될 수 있다. 강력한 라이벌인 신세계가 새로운 면세점 사업자로 등장하면서 명동·남대문 면세상권을 나눠 갖게 됐기 때문이다. 또 이로 인한 기업가치 감소율이 20%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롯데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주식 공모를 통해 모은 재원으로 계열사 간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궁극적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바꿔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그렇지만 롯데는 예정대로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는 계획이다. 신 회장이 “활기를 잃지 말자”며 그룹 임직원을 다독이며 호텔롯데 상장의 추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주말 서울 잠실 면세점 영업권을 잃은 것과 관련해 16일 내부 회의에서 “국내 1위 면세점을 키운 임직원들은 긍지를 가져도 좋다. 지금은 활기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며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써달라” 당부했다.
이어 “호텔롯데 상장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국민과 약속한 일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롯데면세점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챙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롯데가 내년 2월까지 호텔롯데의 상장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추산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7조원 이상의 돈이 필요한데 롯데는 상당 부분 호텔롯데 상장 공모자금으로 이를 메울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에 바뀐 면세점 특허 상황 때문에 호텔롯데 가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최종 실사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상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