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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의 허무한 ‘미안합니다’

[기자수첩]‘진짜사나이’의 허무한 ‘미안합니다’

등록 2015.12.02 10:00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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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의 허무한 ‘미안합니다’ 기사의 사진

또 사과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 측은 성희롱 논란이 있었던 불과 두 달만에 또 다시 사과했다.

이번에는 옛 일본 군가 배경음악 삽입과 출연자 이이경의 개인정보 유출이다.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진짜사나이’다.

지난 29일 방송된 ‘진짜사나이 해병대 편’에서는 허리 디스크 판정으로 도중 하차한 이이경이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주민번호가 아무런 장치 없이 그대로 노출되는가 하면, 제국주의 성격을 지닌 일본 군가 ‘군함행진곡’이 해병대를 배경으로 삽입되었다.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의 부주의로 생긴 일이라고 ‘진짜 사나이’ 측은 사과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전방에서 바다에서 산에서 고생하고 있는 국군 병사들을 전하는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 일본 자위대 행진곡이 웬 말인가. 단순히 부주의라 하기에는 그 잘못의 무게가 상당하다.

또한 주민번호는 전화번호처럼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재빠른 대처로 다시 볼 수는 없지만 이미 전파를 탄 주민번호는 되돌릴 수가 없다.

앞서 ‘진짜사나이’는 성의롱 논란으로 방통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당시에도 ‘진짜사나이’ 측은 부주의에서 비롯되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반복되는 사과에 시청자는 지친다. 언제까지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하겠다는 공허한 약속만 반복할텐가.

양치기 소년의 일화를 기억하는가. ‘진짜사나이’는 이번 시청자와의 약속을 마지막이라 여겨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부주의 라는 말로 사과를 구한다면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금보다 몇 배 더 거세질 지도 모르겠다.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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