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설 신경쓰였나? 한국씨티은행이 자회사 매각을 발표하면서 철수설까지 진화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이하 씨티은행)은 15일 자회사인 ㈜ 한국씨티그룹캐피탈 주식의 전량을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매각과 관련해 그룹 내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은행 등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씨티의 글로벌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씨티캐피탈은 2014년 기준 한국 내 씨티 총 매출의 약 5%, 총 자산의 약 2% 정도의 비중 밖에 안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정도면 흠잡을 데 없는 보도자료다.
하지만 다음 대목에서 눈이 휘둥그래진다. 씨티은행이 굳이 “이번 매각은 한국씨티그룹캐피탈에 국한된다”며 친절한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설명이 아니라 해명에 가깝다.
그러면서 “씨티에게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이며, 향후 한국씨티은행을 통해 소매금융, 카드 및 자산관리 서비스, 기업금융 등 핵심 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 발 더 나아가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이번 매각과 관련 “씨티는 1967년 한국 진출 이래 한국경제와 함께 성장해왔으며, 앞으로도 국내외 고객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성장과 투자를 지속할 것이다.”라는 코멘트도 달았다.
이쯤되면 과유불급. 다소 생뚱맞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씨티은행에게는 생뚱맞은 게 아니라 나름 이유가 있다. 바로 캐피탈 매각을 둘러싼 철수설이다.
사실 씨티캐피탈 매각은 새삼스런 내용은 아니다. 이미 씨티캐피탈은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에 집중하겠다는 씨티그룹 복안에 따라 지난 5월 M&A 시장에 나와 예비입찰까지 했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바뀐 게 있다면 당시 국내 1위 대부업체 에이앤피파이낸셜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노조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지난 달 11월 청산 소식이 전해졌다는 사실 정도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난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한국씨티은행이 씨티캐피탈을 청산하기로 했다고 전해지면서 철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결국 이를 모를 리 없는 씨티은행도 씨티캐피탈 매각 소식을 전하면서 이를 둘러싼 철수설이 적잖이 신경쓴 모습이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junpark@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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