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관 2%-정부 3%韓 내년 2%성장시 저성장 고착 우려낙관적 성장률 전망 “잘못된 정책 야기”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전망치가 최대 1%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제전망기관들과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앞다퉈 2%대의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지만, 정부만 3%대 성장률을 자신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현실과 괴리가 있는 성장목표치 달성을 위해 단기성 정책 남발로 경제사이클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만 보더라도 각종 진작책으로 소비를 끌어올린 결과, 성장률이나 소비 관련 지표는 일부 회복됐지만, 당장 내년 초 소비절벽이라는 새로운 위기를 불러오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뉴스웨이가 국내기업 CEO 및 정치인, 경제전문가 등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경제 대전망’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5%는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 내년 韓성장률 2%? 3%?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확연히 나뉜다.
우선 민간기관들은 모두 2%대를 제시하고 있다. 대우증권(2.8%), 삼성증권(2.9%), NH투자증권(2.6%), 현대증권(2.9%), 노무라(2.5%), 무디스(2.5%), 도이체방크(2.9%), BNP파리바(2.4%), 모건스탠리(2.3%), 씨티(2.4) 등이다.
국내 민간 경제연구기관도 LG경제연구원 2.7%, 현대경제연구원 2.8%, 한국경제연구원 2.6%로 모두 2%대다. 뉴스웨이가 실시한 ‘2016년 경제 대전망’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5%는 내년 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정부(3.1%)와 한국은행(3.2%)은 물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3.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 국제통화기금(IMF) 3.2%로 모두 3%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들의 내년도 전망치가 모두 3%대라 할지라도 모두 초반대에 머물고 있고, 이마저도 시장·정부정책 효과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사실상 2%대 성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0.3%)의 낙후효과를 본 2010년을 제외하고 실제치가 전망치를 줄곧 밑돌았다. KDI도 세계경제가 3.6%성장하고, 유가(두바이유)가 45달러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화가치가 변동이 없어야 한다는 긍정적인 전제 하에 3.0%를 제시했다. 전제 중 하나인 세계경제가 올해 수준(3.1%)으로 성장하면 우리경제는 2.6%에 머물 것으로 봤다. 국제기구들은 2010년 이후 성장률을 낙관을 지속하고 있어 단 한 번도 실제치가 전망치를 넘어선 적이 없다.
◇ 정부의 ‘3%’ 몽니 왜?
경제성장률 3%대가 주는 의미는 우리경제가 아직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내년에도 2%대를 기록한다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우리경제는 2014년(3.3%)을 제외하고 모두 2%대라는 ‘저성장’에 묶이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저성장을 공식화하는 2%대를 제시하면, 겨우 진정세를 찾은 내수와 투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향후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고 기업들은 투자를 하고, 가계는 돈을 쓰기 때문이다.
문제는 낙관적 경제전망이 잘못된 정책방향을 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는 정책 효과와 의지를 포함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 놓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부담이 이어지면 단기성장 목표에 치중하려는 유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2%대 성장시대가 이미 시작됐을 수 있다”며 “낮아진 균형 수준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부양을 통해 성장을 끌어올리기보다 구조개혁과 체질 개선으로 경제실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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