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서 풍겨지는 청순함과 달리 그 안에 담겨있는 엉뚱함과 깨방정이 매력적인 걸그룹 라붐이 신곡 ‘아로아로’로 8개월여만에 돌아왔다.
지난해 8월 ‘두근두근’으로 데뷔하며 특유의 유쾌함으로 인기를 끌었던 이들이 이번엔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팬들과 만나고 있다.
타이틀곡 ‘아로아로’로 80년대 복고 숙녀들로 변신해 새로운 매력을 발산중인 라붐은 뉴스웨이와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발랄하고 귀여운 매력을 뽐내 기분 좋은 엔돌핀을 느끼게 했다. 여전히 상큼한 신인 같지만 벌써 데뷔한지 1년, 연차로는 2년차가 됐다. 이제 제법 후배들도 많이 늘었다며 쑥쓰러워했다.
“이제 후배 가수분들이 생겼다는게 신기해요. CD를 선물 받을때 ‘라붐 선배님’이라고 쓰는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웃음)”(솔빈)
“데뷔했을 때 실감도 안났고, 떨리지도 않았어요. 공백기가 있으면서 다시 데뷔하는 기분이었죠. 실제로 데뷔했을때보다 더 긴장되고 설렜습니다. 지금은 실감이 안 나지는 않으니까 더 재미있게 활동하고 있어요.”(해인)
8개월이라는 공백기는 사실 데뷔 2년차 아이돌에게는 적지 않은 시간이다. 그에 따른 불안감도 당연히 있었을 터.
“없었다면 거짓말이예요. 그래도 동료, 후배분들 무대 보면서 좋은 자극제가 됐던것 같아요. 8개월동안 준비하면서 ‘우리도 나가면 더 잘할 수 있을거다’라고 생각하면서 연습했습니다. 자극제가 됐던 것 같아요.”(솔빈)
“쉬는 동안에도 연습생 럼 연습해요”라며 웃는 멤버들은 힘들지만 오랜 기간 꿈꿔왔던 데뷔와 차근차근 쌓아올리는 인지도에 즐거운 모습이 역력했다.
공백기동안 그냥 쉬기만 한 건 아니다. 스스로를 성장시키며 갈고 닦았다.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보기도 했다.
“다양한 장르를 연습해봤어요. 힙합도 해봤고 대중적인 노래도 했는데 그런걸 해보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율희양이 힙합을 맡았는데 어색하면서도 귀엽더라고요.(웃음) 앞으로는 얼반 팝 장르인데 섹시한 분위기가 나는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아 물론, 힙합도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고요.(웃음)”(소연)
라붐에게 ‘섹시’라는 그림을 잠시 덧입혀봤다. 쉽게 상상은 되지 않았지만, 묘하게 잘 어울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쳐지났다.
멤버들은 “좀 더 노련해져서 섹시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라붐 멤버들은 평균적으로 3년 이상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했다. 아직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데뷔까지 몸과 마음이 지친 순간들을 겪고 성장했다. 멤버 각자의 힘들었던 순간을 곱씹어봤다.
“연습생 생활이 4~5년이었어요. 처음 1~3년은 당연한거라고 생각하고 앞만 보고 갔죠. 그런데 데뷔가 무너지고, 여러가지를 경험하다보니 주변에서 ‘너 이제 데뷔할거야’라는 소리를 들어도 아무렇지 않아지더라고요. 그럴때 가장 힘들었어요. 되게 지치고 끝없는 터널을 걸어가는 느낌이었죠. 이젠 그 터널을 지나 데뷔를 했으니 아직 갈길이 멀지만 이 악물고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솔빈)
“저도 4~5년의 연습생 기간을 거쳤어요. 그러다보니 사춘기를 회사에서 보냈습니다. 힘든일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부모님께서 잘 잡아주셨죠. 부모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회사분들도 제가 힘들다고 하면 고민도 들어주시고 적극적으로 잘 밀어주셨어요. 참 감사하죠.”(율희)
막내라인 멤버가 오랜 기간 연습생 생활을 해오며 또래들과는 다르게 의젓한 모습을 보였던 솔빈과 율희. 거기에 맏언니 유정은, 가수로 한 차례 데뷔했었지만 큰 빛을 보지 못하고 다시 재데뷔를 준비했었다.
“2010년에 발라드 여성듀오로 데뷔한 적이 있었어요. 그러다 회사의 문제로 나온 다음 방송국에 다니면서 뭘 해야될지 모르겠더라고요. 5개월 정도 백수로 지냈습니다. 가수 활동을 하다보니 아르바이트도 못하겠더라고요.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다른 회사를 들어갔는데 연습생으로 잘리거나 사기를 당한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이게 내 길이 아닌가?’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라붐의 멤버가 되기 위해 또 연습생들과 결정했죠. 지금은 너무 즐겁게 활동하고 있어요.”(유정)
“연습생 기간이 저는 크게 길지 않았어요. 하지만 데뷔하고 슬럼프가 잦게 오기도 했어요. 저는 특히 목 상태가 좋지 않으면 예민해져요. ‘두근두근’ 첫 방 할 때 목소리가 안 나왔는데 성대결절이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주사 맞고 관리하면서 차츰 나아졌고, 목소리가 좋아졌어요. 그래서 활동이 끝나고 조금의 여유가 있을 때는 아예 말을 하지 않고 수첩으로 글을 써서 대화를 했죠.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소연)
“저는 데뷔 이후에는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단지 연습생 생활 할 때 함께 연습했던 절친 언니와 함께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됐을 때 정말 힘들었어요. 최근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했던 안수민 언니요. 사실 제가 예전에 연습할 때는 힙합팀이었거든요.(웃음)”(지엔)
“다른 멤버들과 다르게 저는 연습기간이 제일 짧았어요. 그래서 어려웠던게 이 회사가 처음이라 연습생 시스템을 아무것도 몰랐죠. 학교라고 생각하고 들어가자마자 소연에게 ‘안녕’이라고 하니까 ‘여기서는 반말하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또 남자 연습생들에게도 인사를 하면 안 된다고 하고요. 꽤 엄격해서 적응하는데 힘들었습니다.”(해인)
라붐이 데뷔했던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유난히 많은 걸그룹이 쏟아져나왔다. 라붐 역시 그 틈에서 그들만의 강점을 앞세워 팬들에게 다가가야한다. 라붐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일까.
“너무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저희의 표정이 자연스럽다는 코멘트를 많이 해주세요. 무대 올라가기 전에 에너지를 맞추고 올라가자는 마음이거든요. 멤버 모두가 한 마음이 돼서 에너지를 뿜어내는 게 강점 인 것 같아요.”(솔빈)
“또 신선하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콘셉트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지엔)
기자는 라붐의 가장 큰 강점으로 솔직하고 당당함이라고 말하고싶다. 거기에 볼수록 빠져드는 ‘볼매’ 그룹이라는 것을 더해본다. 또 특유의 발랄하고 친화적인 성격탓에 타 그룹 동료들과의 친분도 돈독하게 유지중이다. “피프틴앤드의 지민과 소나무의 뉴썬,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 친해요. 또 ‘비밀병기 그녀’를 하면서 여자친구 예린 언니와도 진해졌어요.”(솔빈)
“제 중학교 동창이 AOA 설현이에요. 둘 다 예전부터 춤추는 걸 좋아해서 함께 연습실 빌려서 연습하기도 했죠. 지금도 가끔 연락하고 지내고 있어요.(웃음)”(지엔)
여느 아이돌 그룹이 그러하듯,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고 꿈을 그려간다. 라붐 역시 그랬다. 이효리, 엄정화 선배의 다재다능한 면모와 카리스마, 대스타임에도 불구하고 겸손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닮고 싶다는 솔빈과 유정. 태연과 티파니를 롤모델로 삼는다는 소연. 데뷔전부터 좋아했다는 씨스타 선배들을 좋아하는 지엔과 다양한 매력이 있는 크리스탈을 닮고 싶다는 율희. 그리고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다부진 목표를 전하는 해인까지. 각자가 정한 목표대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2015년은 라붐에게 ‘성장의 해’였다. 내면적으로나 외면적으로 무대 위에서 여유로운 모습을 발산할 만큼 자랐다. “멤버들끼리도 끈끈하고 의지할 수 있었던 한해가 됐어요. 내면적으로는 더 성장한 것 같고요. 실력적으로도 개개인마다 성장한 ‘성장의 해’였던 것 같습니다.”(솔빈)
그러면서 2016년에는 “우리에게 모두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가 성장을 한 해였다면 내년에는 성장한 모습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율희)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확고함이 있었다. 그저 여린 소녀로만 느껴졌던 6명의 소녀들에게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스스로에게도 떳떳하고, 후배님들에게도 멋진 선배가 되고싶어요. 오래갈수록 더욱 사랑스러운 그룹이 됐으면 좋겠어요. ‘라붐’이라는 이름이 가요계에서 하나의 아이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견고한 길을 걷기 시작한 라붐.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훌륭한 선배들의 뒤를 잇는, 또 후배들에게는 롤모델이 될 수 있는 멋진 그룹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걸그룹 라붐의 파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사진=nhemg 제공]
김아름 기자 beautyk@
관련태그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beautyk@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