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가요계의 한 획을 그었던 그룹 터보가 15년 만에 3인조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잠시 멈췄던 터보 트레인을 가동 시키기 위해 김종국, 김정남. 그리고 마이키가 나섰다. 2000년 밀레니엄 마지막 앨범을 끝으로 15년만에 팬들 앞에 나선 원조 아이돌 터보가 추억을 다시 소환한다.
터보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더 리버사이드 호텔 콘서트홀에서 데뷔 20주년 기념 6집 앨범 ‘어게인(AGAIN)’ 발매 기념 음감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된 가운데 류대산이 MC를 맡았다.
이날 터보는 전체적인 블랙 의상을 맞춰 입고 현장에 참석했다. 15년 만에 다시 뭉친만큼 많은 취재진들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김종국은 “예전이 많이 그리웠다. 그룹을 보면 셋이 파트를 나누는데 나눌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그래도 파트가 잠시 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기쁘다”며 “행사와 공연을 하다보면 혼자서 호응 이끌기 쉽지 않은데, 터보를 하니까 래퍼와 춤을 잘 추는 분이 계시니까 여러가지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남 역시 “종국이의 마음을 이해 한다”며 “혼자서 하면 정말 힘들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무한도전-토토가’에 나왔던 김정남은 “저 같은 경우는 한 방이 있는 것 같다. 쭉 하면 안 되는게 있나보다”라고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일부러 행사를 안 했다. 왜냐면 ‘무한도전’을 했더니 혼자는 절대 안 부르더라”며 “사실은 ‘무한도전’이 끝난 다음 종국이와 음반 이야기가 오갔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준비를 했었다”고 재결합에 대해 유쾌한 소감을 밝혔다.
또 마이키는 “미국에서 3년째 지내다가 왔다. 저도 행사를 많이 했었는데, (김정남)형보다 임팩트가 없어서 그런지 이슈가 안됐다”고 말했다. 이에 김종국은 “제가 공연할 때도 나왔었는데 많은 분들이 모르시더라”고 웃었다. 그러자 마이키는 “당분간은 한국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활동하는 것 봐서 결정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음감회는 타이틀곡 ‘다시’로 시작했다. ‘다시’는 ‘나 어릴적 꿈’ ‘Lovs Is’ 등 지난 터보의 계보를 잇는 정통 댄스트랙으로 귀에 꽂히는 신스 리프로 시작해 복고적인 느낌을 살리는 한편 리드미컬한 기타, 트렌디한 EDM 요소를 첨가해 터보의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특히 MC 유재석의 익살맞은 내레이션을 들을 수 있다.
‘다시’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뒤 멤버들은 “어색했다. 그래도 굉장히 멋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정남은 “체력적으로 힘들기 보다는 지금은 에너지가 항상 넘친다. 1년 뒤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이라고 웃었다. 그러자 김종국은 “말은 이렇게 해도 관절이나 무릎이 안 좋아서 스케줄을 끝내고 나면 힘들어 한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뒤이어 ‘제2의 회상’이라고 설명한 수록곡 ‘숨바꼭질’을 감상했다. ‘숨바꼭질’은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줄 터보만의 감성적인 곡으로 아련하게 들리는 일렉트릭 피아노 라인과 스트링 사운드가 곡 전체를 이끌어가며 터보만의 감미로운 보이스와 어우러져 겨울에 꼭 찾아 듣고 싶게 하는 달달한 미디움 템포의 곡이다.
김종국은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곡이다. 가사는 초등학교 다닐 때 좋아했던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는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이틀곡을 정할 때 터보의 강한 느낌과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곡 두 곡을 하는게 어떻겠냐는 생각에 두 곡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마이키는 “개인적으로 저는 ‘숨바꼭질’이 좋다. 랩할 때도 편했다”며 “사실 걱정했다. 정남이 형이 했던 파워풀한 터보의 모습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 ‘숨바꼭질’이 덜 부담이 됐던 것 가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마이키에게 저처럼 하라는 주문이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의 1,2집에 맞추다 보니 자기가 갖고 있는 걸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그걸 보여준 곡이 ‘회상’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정남은 “종국이 목소리에 맞추다보니 높아지더라”고 말했고 마이키 역시 “정남이 형과 제 랩이 비슷하더라. 노래 뜰을 때 긴가민가 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DJ DOC 이하늘, 지누션 지누, 룰라 출신 이상민이 함께 한 ‘가요 톱 10’은 곡 초반부터 피처링 군단들과의 즐거운 수다로 시작한다. ‘가요 톱 10’은 90년대의 그 감성을 자극해줄 수 있는 곡으로 펑키한 리듬, 흥겨운 편곡과 터보의 대표곡들을 하나하나 나열한 가사가 재미를 더한다.
주영훈이 작곡한 ‘댄싱퀸’은 과거 터보의 대표곡 ‘트위스트 킹’을 연상시킨다. 락앤롤 느낌의 복고적인 감성과 현대적인 감성이 더해져 지난 터보를 추억하는 팬들에게 큰 선물이다.
김종국은 “주영훈 씨가 너무 노렸다”고 웃으며 “‘트위스트 킹’ 느낌이 많이 난다. 랩에서도 패러디 같은 느낌이 든다. 들으시면 또 추억이 생각 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하얀 거리’는 ‘Love Is’ 등 과거 터보의 대표작을 만든 윤일상 작곡가와 의기투합한 트랙이다. 캐럴을 연상시키는 벨소리와 모던한 감성의 편곡이 만나 겨울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며 과거의 추억을 연상시키는 가사가 돋보인다.
김종국은 “이 곡도 노렸다. 겨울에 길에서 들리면 딱 좋은 곡이다”라고 말했다.
‘어느 째즈바 2015’는 터보 2집 히트곡 ‘어느 째즈바’를 잇는 터보표 감성 발라드로 듣는 일 하여금 향수에 젖게 하는 빈티지한 사운드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더해져 터보의 색깔이 짙게 배어나는 곡이다 떠나간 사랑에 대한 그리움에 비틀대는 한 남자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가사가 돋보인다.
김종국은 “느낌은 좀 더 한국적인 멜로디. ‘뽕끼’가 많이 묻어나는 템포의 곡이다. 터보가 예전에 많이 했던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정현이 참여한 ‘잘 지내’와 ‘행복했음 좋겠다’에는 산이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또 케이윌과 제시가 참여한 ‘우리’에 대해서 김종국은 “제가 작곡했다. 그래서 제시와 케이윌에게 부탁했는데 곡이 잘 나온것 같다. “다양성이 필요했는데 많은 아티스트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에 대해 김종국은 “지금 포커스를 삼는 건 4~50대들이 아니다.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과 경쟁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유니크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사운드적인 부분이 올드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떨어지지 않는 퀄리티로 가자고 강조했었다. 미디움 템포 곡들이 워낙 많지만 터보가 하는 미디움 템포는 또 다를 거라 생각한다. 저와 정남이 형, 마이키의 목소리가 들어가면 분명 다를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키는 “지금 우리가 나와서 지금의 그룹들과 같은 음악을 한다면 전혀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다시’라는 곡을 듣는 분들이 판단해주실 것이다. 우리의 색깔을 그대로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종국은 “열심히, 성실하게 준비했다. 음악에 대해서 따뜻한 마음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15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고 다시 가동을 시작한 터보의 이번 앨범에는 추억과 현재가 공존하는 종합선물 세트와 같은 음반이다.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세련된 음악으로 탄탄한 음악적 내공을 발산한 터보. 어느 하나 버릴 곡이 없는 이번 앨범으로 터보의 전성기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한편 터보는 21일 0시 20주년 기념 앨범 ‘어게인’을 발표하고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김아름 기자 beaut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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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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