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인수 가능성 높게 점쳐져인수 실패땐 윤 회장 전략 실패 등 데미지 커질 듯
‘대우증권 바라기’ 윤종규 KB금융(KB국민은행장 겸임) 회장의 꿈이 물건너 가는 것일까? 현재로선 조짐이 심상치 않다.
KB금융지주가 지난 21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과 함께 참여한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실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구체적인 입찰가격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KB금융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투자업계 등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서 2조 4000억원 가량의 입찰가를 불러 각각 2조2000억원~2조3000억원 가량을 써낸 KB금융과 한국투자증권을 따돌리고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1조여원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대우증권을 거머쥔 미래에셋의 압승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반면 대우증권 인수에 올인했던 KB금융과 윤 회장은 충격파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 매각가격은 지난해 말 기준 1 7758억원의 장부가격에 경영프리미엄 20~30%를 합한 2조원 중반에서 최대 3조원 가량으로 이미 예상 가능했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후유증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비입찰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1조9000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1조 8000억원, KB금융 1조 6000억원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즉, KB금융이 1차전에서 상대방이 쥔 카드를 이미 확인한 상황에서 본입찰에서는 인수의지에 걸맞지 않는 입찰가격을 제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그동안 KB금융의 대우증권 인수의지는 어느 곳보다 강한 것으로 관측됐다. 윤 회장이 전 SGI서울보증 사장을 끌어들이고 박재홍 전무를 팀장으로 10여명 규모의 대우증권 인수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든 것 모두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KB금융그룹이 대우증권 인수에서 가용할 수 있는 실탄 규모도 최소 3조5000에서 최대 4조1000억원으로 추정됐고, 입찰 직전 KDB대우증권 노조의 조건부 지지 선언까지 이어지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이를 토대로 KB금융이나 윤 회장은 자기자본 4조3000여억원의 대우증권을 인수해 국내 최대 종합금융사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기회있을 때마다 드러냈다.
때문에 윤 회장이 올해 최대 현안이자 경영시험대였던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할 경우 경영전략 실패 등의 유무형의 데미지가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4개 입찰 참여 업체 중에서 가장 먼저 인수를 선언하며 준비에 나섰던 윤 회장으로서는 M&A전략이 실패라는 꼬리표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얘기다.
KB금융 관계자는 22일 “아직 공식 발표가 안 났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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