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기술·인력·노하우 잠식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 영역 가리지 않아국내 기업, 손쉬운 중국진출 사업확대
중국은 한국 기업 사냥을 통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국내 기업의 기술과 인력, 노하우를 잠식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비교적 쉽게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지만 기술력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수합병 6년 만에 100배 ↑
28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자본의 한국 기업 M&A 규모는 약 1조4500억원으로 지난 2008년 120억원과 비교하면 6년 만에 약 100배 증가했다.
중국의 지분투자는 IT, 헬스케어, 콘텐츠, 라이프스타일, 애니메이션, 금융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있다. 투자 건수는 28건에 이른다.
지난해 2월 중국 내 5위권으로 알려진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을 1조650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달 중국룽투게임즈는 아이넷스쿨(현 룽투코리아)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중국미디어 기업 화잭미디어는 영화배급사인 뉴(NEW)의 2대 주주 자리가 됐다. 중국 DMG그룹은 초록뱀의 지분을 25%, 쑤닝유니버셜미디어는 콘텐츠 기업 레드로버의 지분을 20% 갖고 있다.
중국 신세기그룹 자회사 상하이유펑인베스먼트는 168억원에 차량용 블랙박스 국내 2위 업체인 미동전자통신을 인수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자본의 한국투자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역시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의류, 유통 등 영역을 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중국은 자국 내 과잉 투자로 몸살을 앓고 있어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투자자에 보조금 지급 지원 정책을 펼폈다”며 “한국기업 인수는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단기간에 기술력을 늘릴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지난 10년 동안 한국 게임업체를 인수한 중국의 기술이 세계시장을 넘볼 정도로 발전한 점은 중국기업들의 동요를 불러왔다”며 “국내 기업 역시 중국 지분투자를 계기로 비교적 쉽게 중국 진출을 할 수 있고 사업을 확대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활력소 넘어···기술 유출 ‘위협적’
중국이 국내 기업 인수로 노하우를 얻어가는 만큼 위협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가격경쟁력만 있었던 샤오미와 화웨이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 기술력과 디자인을 갖추게 됐다”며 “중국의 행보는 ‘윈윈(Win-win)’ 관계였던 첫 시작과는 달리 위협적이 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에게 활력을 가져다 줬던 시기는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연구원은 “중국자본의 유입은 저금리와 저성장속에 생동감을 잃어갔던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가 됐었다”며 “하지만 그들의 적대적 M&A는 생산 노하우와 인력만 유출되고 결국에는 중국의 하청을 받는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레드로버의 경우 인수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의 합작 콘텐츠를 생산할 때 전문 인력과 자체 제작 노하우를 전수해달라는 투자자의 요청이 있었다.
그는 “중국 자본 유입과 별개로 국내기업은 자본 경쟁력과 콘텐츠 경쟁력을 스스로 키워내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의 자본유입이 실제 기업의 가치 제고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는 지도 돌아봐야 한다.
임 연구원은 “중국의 자본유입과 실제 사업을 통한 시너지와 펀더멘탈(기초체력) 개선 등 구체적인 성과는 언제 나타날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M&A가 단기간에 사업을 배우고 철수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은정 기자 eunsjr@
뉴스웨이 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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