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中증시 조정에 이어 북한 리스크까지 악재 겹쳐설 연휴 직후 재개된 코스피 급락··· 1800선 중반까지 ‘털썩’반등 모멘텀 요원··· 전문가들 “리스크 관리 필요한 시점”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이후 처음으로 거래가 시작된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1860선까지 밀려났다. 코스피가 1870선 밑으로 밀려난 것은 지난 달 21일 이후 한 달 여 만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1900선 중반~2000선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했던 국내증시는 새해 개장과 함께 중국증시 조정 여파로 연일 하락세가 이어졌다.
실제로 중국이 지난해 연 7%를 밑도는 등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초 중국증시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사상 최저치를 잇달아 경신하는 국제유가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경기 침체로 유가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협상도 지지부진하면서 유가는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동산(産) 두바이유가 배럴당 26달러선까지 하락한 데 이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30달러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촉발한 지정학적 위기가 자칫 국내증시의 침체를 장기화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 북한 리스크는 국내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위협에도 투자자들이 동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방산주 등이 수혜 종목으로 주목받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 간 대결로 치달으면서 새로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중국이 국내 기업과의 교역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국내 자본의 중국시장 진출을 제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등 북확실성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설 연휴 이후 점진적이 회복을 모색하고자 했던 코스피 반등 시기도 예측이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황에 따라 1800선까지 지수가 하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기류가 우세한 만큼 현재 기조가 상반기 내내 지속될 수 있다는 섣부른 전망마저 제기되는 분위기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세계가 당면한 거시적 위협이 단시간 충분히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및 중국 리스크 재부각 가능성, 취약 신흥국들의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할 때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 동안 상대적으로 국내증시의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최근 조정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연휴 직후 악재가 한꺼번에 작용하며 코스피를 끌어내렸지만 조만간 간헐적 반등을 시도하면서 박스권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휴 기간 큰 변동성을 보인 글로벌 금융시장에 비해 국내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상 1800선 중반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추가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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