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지펀드, 2배 늘린 배당금 요구
GS홈쇼핑, 실적 부진에도 배당성향 41%
외국인지분율 35%, 표 대결 가능성 적어
미국계 헤지펀드 SC펀드멘털이 GS홈쇼핑에 현재보다 2배 늘린 배당금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실적 부진에도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 중인 GS홈쇼핑 측은 무리한 요구라고 맞서 향후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C펀더멘털은 지난달 말 GS홈쇼핑에 지난해 순이익의 80%에 달하는 배당과 자사주 10% 매입 후 소각 등을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는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기업이 벌어들인 만큼 주주에게 돌려주고 주가를 부양하라는 것이 골자다. SC펀더멘털 측의 제안을 적용할 시 배당금은 주당 1만원 이상이며 총액은 65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GS홈쇼핑은 지난 4일 주당 5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한 바 있다. 순익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은 업계 최고 수준인 41%에 달한다. 이러한 주주친화 정책은 2년 연속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해 주당 현금배당은 7700원으로 올해보다 많았다. 이는 전년 기록한 실적에 따른 결과로 배당성향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42%다. 순이익이 줄었음에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현금의 비중을 유지한 셈이다.
GS홈쇼핑의 당기순이익은 2013년부터 매년 줄고 있는 추세다. 2013년 1303억원이었던 순이익은 2014년 1200억원으로 100억원 넘게 하락했고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30% 넘게 떨어진 78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홈쇼핑업계의 상황을 놓고 봤을 때 GS홈쇼핑의 행보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실제로 CJ오쇼핑의 경우 올해 25% 수준의 배당성향을 제시했으며 현대홈쇼핑은 16% 규모로 예상된다.
다만 SC펀드멘털 측은 기업의 과도한 사내유보금을 지적하며 최근 부진한 실적과는 관계없이 충분히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황이 좋지 않아 투자를 통한 사업 다각화를 위해 현금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미 높은 수준의 배당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고 전했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GS홈쇼핑의 지분 구조는 이번 사태에 또 다른 원인으로 보인다. 15일 기준 GS홈쇼핑의 주주현황에서 외국인지분율은 34.83%에 육박한다.
최대주주인 GS는 전체 지분의 30%에 해당하는 196만890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호 지분인 국민연금과 대한항공, 한진의 지분율은 각각 3~4%로 추정된다. 현재 GS홈쇼핑 측은 향후 경영권 분쟁이나 표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주가를 띄우기 위한 SC펀드멘털의 전략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GS홈쇼핑의 주가는 오후 1시 11분 기준 3.20% 오른 18만3700원에 거래 중이다.
이승재 기자 russa88@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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