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조카 박정원에 승계···“회장직 승계할 때 됐다”
두산그룹이 4세 박정원 회장 시대를 열게 됐다. 박용만 회장은 조카 박정원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승계하고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으로 물러난다.
2일 두산그룹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장조카인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에게 승계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열린 ㈜두산 이사회에서 박용만 회장은 “그룹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며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회장을 천거했다.
두산그룹은 그동안 지주사인 ㈜두산의 이사회 의장이 그룹회장직을 수행해왔다. 이에 따라 박정원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맡게 되는 것이다.
박정원 회장은 오는 25일 ㈜두산 정기주총에서 의장 선임절차를 거친 뒤 그룹회장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박용만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두산그룹은 4세 경영 시대를 본격화하게 됐다.
박승직상점으로 출발한 두산그룹은 박두병 회장에 이어 장남 박용곤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박용곤 회장 이후로는 동생들인 박용오, 박용성, 박용현, 박용만 회장이 차례로 경영권을 승계하며 오너 3세 형제경영 전통을 만들었다.
박용만 회장의 동생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은 두산그룹과 별도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두산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다음 경영권은 박용곤 회장의 장남인 4세 박정원 회장이 승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결국 들어맞았다.
두산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두산을 정점으로 하는데 박정원 회장은 이미 오너가 가운데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 있다.
지난해 9월30일 기준으로 박정원 회장의 ㈜두산 지분율은 6.29%다.
이어 박정원 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4.19%), 박용만 회장(4.09%),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2.98%),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2.95%) 등 오너일가 35명의 지분율 합계가 44.05%다.
박정원 회장은 1985년 두산산업(현 ㈜두산 글로넷BU)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30여년 동안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특히 2007년 ㈜두산 부회장, 2012년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으면서 두산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 의사결정에 참여하면서 신성장 동력 발굴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는 박용만 회장은 앞으로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으로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정상화에 주력하는 한편 두산 인재양성 강화 등을 위해 설립된 DLI(Doosan Leadership Institute)의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계속 맡는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오랫동안 준비해오다가 이사 임기가 끝나는 올해가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며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회장직을 승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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