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김한길, 야권통합론 ‘충돌’···미소 짓는 더민주

국민의당 김한길 선대위원장(左), 안철수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야권통합론에 휘청였던 국민의당이 안철수 공동대표의 ‘사즉생’ 각오로 전열을 정비하는 듯 했으나 지도부 내 불협화음이 다시금 일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공식석상에서 이견이 고스란히 노출된 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 틈새를 적극 파고드는 모양새다.

7일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는 안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대위원장이 야권통합론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김 위원장은 “현 집권세력의 확장성을 저지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도 우리 모두가 충실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집권세력의 개헌선 확보를 막기 위해서 우리 당은 그야말로 광야에서 모두가 죽어도 좋다는 식의 비장한 각오로 이번 총선에 임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반을 넘어 개헌선 의석까지 바라보고 있는 새누리당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를 통해 야권이 뭉쳐야 한다는 뜻이 담긴 발언으로, 안 공동대표의 ‘절대불가론’을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안 공동대표는 “‘무조건 통합’으로는 이기지 못한다. 통합은 이미 익숙한 실패의 길”이라며 “개헌저지선이 무너지는 결과를 국민들이 주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통합논의를 차단하고 나섰다.

하지만 천정배 공동대표는 “국민의당이 설령 80~90석을 가지더라도 개헌저지선을 내 주는 것은 국가에 어떤 미래도 없다는 뜻”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하는 수와 대책을 세우고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해 김 위원장을 거들었다.

이처럼 국민의당 지도부가 내홍을 겪으면서 더민주 측에서는 반가운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해당 소식을 전해들은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야당의 현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정치인이라면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안 공동대표) 국민이 원하고 지지자가 원하는 야권 통합·연대로 보수정권의 무절제한 폭주를 막기 위한 국민의 마음을 꼭 헤아려주기 바란다”고 힘을 보탰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