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9단 알파고에 3연속 불계패, “이세돌 패배지 인간 패배 아니다”
1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된 딥마인드 챌린지 3국에서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불계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4시간 15분만의 패배다. 알파고는 1~3국 연속 승리를 따내며 인간과 컴퓨터 프로그램 간의 바둑대결, 딥마인드의 최종 승자로 확정됐다.
이세돌 9단은 경기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먼저 무력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이 9단은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러 기대 많이 하셨는데 무력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 여러 바둑 경험이 있지만 이렇게 심한 압박감, 부담감을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그걸 이겨내기에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의 실력을 인정하면서도, 바둑 정석에 메시지를 던질만한 수준까지는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 9단 자신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것은 아니라고도 언급했다.
이 9단은 “놀라운 프로그램이지만 신의 경지는 아니다. 분명히 인간과는 틀린 감각도, 어떻게 보면 인간 보다 우월한 것도 보여줬지만 분명히 약점은 있는 것 같다”며 “1~2국에서도 약점을 보여줬기 때문에 인간에게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실력인지는 의문이다. 오늘의 패배는 이세돌의 패배지 인간의 패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이세돌 9단이 오로지 사고의 힘으로 대국을 펼친다는 점에 대해 놀랍다고 언급하며, 이 대국을 진행하는 이유는 이 9단에게 배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대국을 보면서 솔직히 저희도 할말을 잃었다. 놀라기도 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접전을 거듭했다. 사실 알파고는 컴퓨터여서 초당 수만개에 달하는 확률을 연산한다. 이 9단은 오로지 사고의 힘, 두뇌의 힘으로 모든 대국을 펼치며 3번의 경기 동안 접전을 펼쳤다”며 이세돌 9단을 치켜세웠다.
그는 “큰 그림을 봐주셨으면 한다. 이 9단과 대국을 펼치게 된 것은 그로부터 배우기 위해서였다. 알파고의 개발 목표는 범용적인 인공지능이다. 인간이 직면한 난제를 기술적으로 풀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날 해설을 맡은 이현욱 8단은 이세돌 9단이 인간이어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것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8단은 3국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세돌 9단이 아무래도 인간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너무 많이 흔들린 것이 좋지 않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제가 아는 인간 중 제일 강한 심장을 가진 기사지만, 실체 없는 상대와 대결하는 것이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운 대국인지 실감하고 있다”고 이번 대국을 평가했다.
이세돌 9단은, 경기 승패는 갈렸지만 남은 4~5국이 알파고의 약점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대국이라고 언급했다.
이 9단은 “3판을 져서 승패는 갈렸지만, 심리적인 부분도 (경기에)영향을 미친 것 같다. 알파고의 정확한 능력을 알기 위해서는 4~5국이 중요할 것 같다. 4~5국의 경기결과가 더 정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 lej@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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