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 시장에서 떠오른 테마주로는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친 알파고(AlphaGo) 관련주가 꼽힌다.
구글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AI) 알파고는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이 9단과 치열한 대국을 펼쳤다. 당초 인간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세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력을 보여주면서 일약 세간의 화제로 등극했다.
주식시장에도 알파고의 위력은 대단했다. 대국이 시작하자마자 국내 AI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인공지능 기술력을 보여준 구글과 달리 실제 알파고와 전혀 관련이 없던 이들 종목들은 1국이 마무리된 후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테마주 특유의 움직임을 보였다.
◇뚜렷한 모멘텀 없는 증시··· 단기 이슈에 매몰
올해 대선을 앞두고 전당대회가 한창 진행 중인 미국 대선 테마주도 등장했다.
한국과 상관없는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테마주가 부각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힐러리 민주당 후보 테마주로 분류된 한 종목은 힐러리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자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은 뒷걸음질치고 있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한 달 동안 5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뿐 만 아니라 공화당 유력 주자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테마주도 나타나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해당 종목은 지난 2011년 트럼프 후보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그룹 수석 부회장이 내한해 새만금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수혜주로 분류돼 상승세를 탄 바 있다.
북한의 동향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북한 관련주는 남북관계에 따라 향방이 엇갈리고 있다.
과거 남북 관계가 비교적 온화하던 시기에는 주로 경제협력 관련주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여기에는 금강산 관광개발이나 개성공단과 관련된 기업들이 ‘북한테마주’로 언급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북한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현재는 주로 방산주가 이목을 끄는 모습이다. 이들은 북한의 구체적인 도발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지정학적 위기가 언급될 때 마다 들썩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속 대응 힘든 개인에 피해 집중··· “합리적 투자가 답”
이처럼 기업의 재무구조나 사업 전망과 관련 없이 요인들이 작용하는 데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별 다른 모멘텀을 찾을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저성장·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주도주가 없어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도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한다는 진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좁은 박스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급등 종목이 지수 전체의 왜곡시키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며 “지수는 상승하지만 대부분 종목은 약보합세 머무르는 만큼 전체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증시 급등으로 랠리를 이어가던 작년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이후 현재까지 뚜렷한 반등 시기를 잡지 못하면서 특정 이슈에 치중한 특정주가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시세조종세력까지 엮이며 자본시장 건전성을 해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또 다른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이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특히 특정 세력들에 의해 주가가 빠르게 요동칠 경우 정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개인은 적절한 대응이 힘들 수밖에 없다.
테마주는 특정 이슈로 강한 모멘텀이 발생하더라도 하루 만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는 등 예측하기 힘든 흐름이 반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증시전문가들은 단기상승에 편승해 관련주를 편입한 뒤 매도타이밍을 잡지 못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보는 경우가 없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급등했다는 것은 반대로 언제든 하락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해당 기업의 사업 내용이 최근 이슈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향후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등을 적절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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