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로보틱스·방산 기업 펀드에 1억달러 투자필리조선소 자동화 추진, 중장기 투자 확장기 돌입전략적·재무적 리스크 최소화···디지털 전환 포석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다음 달 미국 중심 AI·로보틱스·방산 스타트업 재간접형 펀드(한화-8090 Nexus Growth)에 1억달러(약 1443억원)를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펀드 결정 시 그룹 내 다른 계열사도 참여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자는 미국의 AI·로보틱스·방산 기술 기업과의 향후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두고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재간접형 펀드는 펀드 자체에 투자하는 구조로, 현지 전문 펀드가 발굴한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직접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과 기술 리스크를 통제하면서 유망 기술 기업과의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포석인 셈이다.
한화오션이 미국의 AI·로봇 산업에 주목하는 배경은 필리조선소 투자와 맞물려 해석된다. 한화오션은 2024년 말 한화시스템과 1억달러를 투입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미 해군 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필리조선소의 설비 확장 및 현대화를 위해 50억달러(7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필리조선소는 노후화된 시설과 인력 부족, 한정된 도크로 인해 구조적 제약이 명확한 상황이다. 이에 한화오션은 중장기 투자로 선박 건조 능력을 연간 최대 1.5척 수준에서 최대 20척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토대로, 시설 자동화 및 생산라인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 해군의 함정 확대 수요도 맞물린 만큼, 생산성 개선을 통한 사업 확장의 적기다.
실제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소를 중심으로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실내 용접 공정의 자동화 비율은 약 65% 이상으로, 100% 무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처리 도장 공정, 포설(케이블 설치) 공정에 50% 이상 로봇 적용을 계획 중이다.
이번 투자는 향후 필리조선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기술이나 투자 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불확실성을 고려해 특정 기술이 아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펀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 도입 여부를 당장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시간과 선택권을 동시에 확보하는 셈이다.
필리조선소의 투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향후 펀드 포트폴리오 기업과의 기술적 접목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방산·전자·지휘통제 역량과 결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펀드는 재무 측면에서도 방어적인 성격을 띤다. 사업 확장기를 앞두고 불확실한 영역의 레버리지를 최소화하면서 미래 전략적 선택지를 확보하기 위한 방식으로 해석된다.
한화오션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작년 말 현금성자산은 전년 대비 약 31% 증가한 7887억원으로, 단기 유동성 여력이 일부 확대된 모습이다. 이 기간 순차입금은 4조8577억원으로 약 2000억원 증가했지만, 순차입금비율은 96%에서 80%로 낮아졌다. 이는 투자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관리 가능한 수준의 재무 여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궁극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조선·방산을 아우르는 통합 파트너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데 무게를 둔다. AI·로봇 등 디지털 기술은 당장의 주력 사업은 아니지만, 현장 적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보조 축이자 핵심 기술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필리조선소 투자는 향후 마스가 펀드가 결정되면 집행할 예정"이라며 "펀드 출자는 글로벌 유망 기업을 협력 파트너로 확보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