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시행 후 이동통신 유통시장에서 골목상권만 몰락이동통신유통협회·시민단체와 함께 ‘동등규제’ 적용 한목소리휴대폰 유통업 중기 적합업종 지정 촉구
2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와 참여연대, 통신소비자협회 등이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통신유통업(통신기기 소매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말기유통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행 된 이후 이동통신 유통시장이 대형유통과 통신 직영점 위주로 재편되면서 골목상권의 중소상인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4년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 직영점과 대형유통점들은 크게 확대됐다. 직영점은 2014년 1분기 1,100여점에서 1,480여점으로 35% 가량 증가했으며 특히 온라인 직영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대형 유통점들을 보면 하이마트의 경우, 2013년 322점에서 2014년 436점, 2015년 440점으로 37%가량 늘었으며, 2016년엔 10점 이상의 매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판매점 매장 수는 12,000점에서 11,000점으로 10% 감소했으며, 매출도 반토막으로 감소해 생존권 위협이 일자리 수 역시 줄어들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형수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은 “단통법 시행이 후 이동통신 3사의 직영점과 대형 유통점들의 확대로 이동통신 골목상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면서 “통신3사와 대형유통망은 시장지배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차별적, 편법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데도 어떠한 규제도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골목상권은 정부의 이중적인 규제에 더욱 고통 받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통법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상한액을 초과하여 지원금을 지급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직영점 및 대형유통은 우월한 시장지위 및 대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카드사와 쇼핑몰 등에서 재원을 조달하는 편법을 통해 우회적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KT는 G마켓 내 ‘슈퍼브랜드딜’ 코너에서 구매할 경우 신용카드 결제금액의 10%를 즉시할인해주며, LG유플러스도 유플러스샵에서 가입시 간독 27%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하이마트와 G마켓, 11번가와 같은 대형유통점들 역시 신용카드 프로모션이 진행 중에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이동통신 유통 중소상인을 죽이는 것은 결국 정부”라면서 “거대 재벌인 이동통신사와 대형유통점과는 다른 잣대로 규제하고 있다. 판매점과 대리점들은 프로모션을 진행 하다가 걸리면 영업정지와 같은 규제를 받는다. 대형유통이든 직영점이든 같은 프레임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동통신사와 대형유통망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이동통신 유통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인해 중소기업이 경영 악화 등을 겪게 되는 경우,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다. 판매점은 매출액 1,000억원을 넘지 않는 중소기업으로, 대형유통의 무분별한 진출로 인해 심각한 경영 악화를 겪고 있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것이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의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단말기 유통업은 고도의 전문성이나 거대한 투자가 필요한 업종이 아니다. 직영점 및 대형유통으로부터 판매점 보호를 위해 이동통신 유통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중소상인들의 적합업종제도의 법제화도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그동안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보호하겠다고 했지만 지정이 되고도 대기업들의 상권침해를 막을 법적 규제가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중소상인 보호를 통해 경제적 양극화를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진정성 있는 정책을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han324@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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