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놓고 말해 마동석의 우락부락한 외모에 다부친 체격은 공포마저 자아낸다. 선뜻 호감형 체격은 아니다.
마동석은 데뷔 전 이종격투기 선수 마크 콜먼과 캐빈 랜들맨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약했다. 다부진 체격에서 풍기는 그의 이미지는 이러한 그의 이력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런 마동석이 배우가 되었다. 국내 영화, 드라마 시장에서 다부지고 우람한 체격을 지닌 배우가 맡을 수 있는 배역은 깡패1, 양아치1 정도. 그러나 마동석은 달랐다.
마동석에게는 다양한 애칭이 존재한다. 아트박스 사장 마동석, 마요미(마동석+귀요미) 마동석 등 다양한 수식어는 대중이 그를 호감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방증이다.
영화 '베테랑'(2015)에서 마동석은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라는 대사로 통쾌 한 방을 날리며 10분도 안 되는 분량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의 이 대사는 영화에서 불편함을 안기는 조태오(유아인 분)에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일격을 날리며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마동석이 통쾌한 한 방을 날린건 '베테랑' 이전에 '이웃사람'(2012)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화 '이웃사람' 개봉을 앞두고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마동석의 활약에 기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사실 언론시사회에서는 웃음이 터지는 것 조차 힘든 분위기다. 진지한 자세로 영화를 마주하는 기자들과 평론가들은 집중해서 작품을 바라본다. 때문에 웃음이 터지지 않는 분위기 탓에 배우, 감독들은 다소 긴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동석은 '이웃사람'을 통해 이례적으로 박수를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드라마 '나쁜녀석들'(2014)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상중 옆에서 파워가 필요할 때 악의 무리를 향해 한 방을 날리는 통쾌한 활약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야말로 충무로 사이다가 아닐 수 없다.
이번에는 스타일리스트다. 마동석의 다부진 손으로 여배우의 옷을 고르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지난 2일 열린 영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 언론시사회에서 마동석은 명불허전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굿바이 싱글'에서 마동석은 스타일리스트 평구로 분해 김혜수와 환상의 콤비로 활약했다.
시사회가 끝난 후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마동석은 기자와 만나 "'굿바이 싱글'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가장 많은 옷을 입었다. 촬영장에 늘 많은 옷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즐거웠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상의는 한국 사이즈로 115를 입는데 어깨가 큰 내 체형에 맞지 않는 옷이 많아서 몇 벌은 제작을 해야했다"고 회상했다.
통쾌한 옆집남자에서 마요미로, 마요미에서 아트박스 사장으로 변신한 마동석이 이번에는 스타일리스트 평구로 돌아왔다.
마동석은 7월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개봉도 앞두고 있다. '부산행'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상영 직후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마동석을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할리우드 스카우터 관계자들은 마동석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미국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마동석이기에 활동 가능성이 주목되는 부분.
국내 유명 배우들이 미국 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언어다. 그러나 마동석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기에 할리우드 진출의 가능성 역시 크다.
마동석의 이러한 행보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는 몇개의 케이스로 나뉘어 지고 마는 국내 배우들의 필모그라피의 전형성에 속하지 않고 제 나름대로의 길을 개척해가고 있다. 마동석이 또 어떤 활약으로 새로운 수식어를 써내려갈 지 주목된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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