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적 수사에 호텔롯데 상장 무기한 연기롯데정보통신 등 주요 비상장계열사 IPO도 어려워져자금 확보·일본롯데 지분 감소 등 '신동빈 승부수' 좌초
13일 재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주말 입장 자료를 통해 “호텔롯데가 오는 7월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 투자자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고 주주 구성을 다양화하는 등 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사안인 만큼 향후 방안에 대해 주관사 및 감독기관과 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호텔롯데는 지난 6일 홍콩을 시작으로 약 1주일 간 해외투자자들을 상대로 로드쇼를 개최한 뒤 21일과 22일 청약을 거쳐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면세점사업 입점 로비 명목으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10억원 이상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약 3주간 상장이 연기됐다.
여기에 검찰 수사가 면세점 입점 로비 뿐 아니라 경영 비리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검찰이 정관계 로비와 함께 비자금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지난 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계열사 사무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집무실 및 자택 등 1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호텔롯데의 IPO 일정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이미 상장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된 상황에서 수사가 조기에 마무리되더라도 7월중 상장은 사실상 물건너간 분위기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상장 예비심사 통과 후 6개월 안에 상장을 맘리해야만 한다. 만약 지난 1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호텔롯데가 다음 달 28일까지 상장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원점에서 공모절차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만큼 빨라도 올해 안에는 상장이 어려워졌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더욱이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산되면서 롯데정보통신을 비롯한 비상장계열사들의 IPO 또한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주요 계열사들의 상장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체 81개 계열사 가운데 롯데쇼핑과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 8곳만 상장돼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계열사 상장 비중이 가장 낮다는 비판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로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산 위기에 처하면서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코리아세븐 등 상장 재무 요건을 충족한 계열사들의 상장도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 데 이어 롯데케미칼의 인수합병(M&A) 시도 역시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라며 “여기에 신동빈·신동주 형제 간 경영권을 놓고 또 한 번 의결권 대결이 불가피한 만큼 호텔롯데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상장 이슈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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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h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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