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책본부 사무실 등 15시간 압수수색비자금 조성 의혹 등 전방위적 수사 이어질 듯호텔롯데 상장 등 롯데그룹에게는 치명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10일 오전 8시께부터 오후 11시까지 약 15시간 동안 롯데그룹을 압수수색 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계열사 사무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이 대상이었다.
특히 검찰은 수사관 200여 명을 투입해 롯데그룹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현재 해외 출장 중인 신동빈 회장을 제외한 핵심 임원의 출국을 모두 금지시키기도 했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롯데그룹의 내사과정에서 기업범죄 관련 첩보를 상당수 입수했으며 롯데그룹 계열사 간 수상한 자금 흐름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오너 일가와 주요 임원들이 비자금을 조성하지는 않았는지,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는지 등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검찰은 일본으로 흘러간 자금도 추적할 방침이다. 복잡하게 얽힌 롯데그룹 지배구조가 일본 광윤사 등이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조로 밝혀지면서 정확한 자금 흐름을 파악하겠다는 심산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일본으로 흘러간 배당금만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비리 수사가 이명박 정부 유력 인사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롯데그룹이 이명박 정부 시절에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2007년 40조원이던 자산을 5년 후 83조원까지 키웠고 이 기간 46곳의 계열사도 79곳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타워도 이 당시 최종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또 이번 압수수색으로 롯데그룹은 주요 사업에서 차질을 빚게 됐다. 당장 호텔롯데의 상장이 문제로 다가왔다. 호텔롯데는 다음 달 28일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이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면세점 로비 의혹으로 상장을 한 번 연기했고 남은 기간이 적어 상장을 다시 한 번 미루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영자 이사장의 의혹과 이번 압수수색으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선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신규 특허를 얻어야 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각종 비리 혐의로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생긴 것.
여기에 경영권 분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압수수색 중인 10일 오후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일본어 홍보사이트에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검찰 수사로 롯데그룹이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신동주 회장이 이번 롯데그룹 압수수색을 반격의 카드로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에 대한 강도 높은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압수수색이 당장 수사 결과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롯데그룹에게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이후 보여줄 수사 향방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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