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방송된 SBS 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 박선호) 최종회에서는 대길(장근석 분)과 영조(여진구 분)가 길고 길었던 갈등과 여러 사건들을 지나 결국 이인좌(전광렬 분)를 처단했다.
이날 방송에서 대길과 영조는 이인좌의 난을 잠재웠고, 이인좌는 죽음을 맞았다. 대길과 영조는 각자 다른 삶을 택했다.
영조는 궐 내에 남아 있는 소론과 대비의 반역으로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권력의 정점인 왕좌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그 결과 영조는 아버지 숙종(최민수 분)과 비슷하게 냉혹하고 독단적인 왕이 됐다.
반면 대길은 자신의 관직을 내려 놓았다. 백성들과 함께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원한 것. 결국 대길은 야인이 되어 백성들에게 온정을 베풀며 소박한 삶을 이어갔다.
영조의 선택을 비난할 수는 없었다. 영조는 백성들 사이에서 호평이 나도는 대길을 믿지 못하고 견제했다. 그러면서도 “일할 때 일하고 놀 때 놀고 투전도 하고 그렇게 살아갈 거다”라는 대길을 부러워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삶을 택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남겼지만,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며 가야 할 혹은 가야만 하는 길을 묵묵히 지켰다.
‘대박’은 출생의 비밀이라는 드라마의 뻔한 클리셰로부터 시작했지만, 사극에서 주로 쓰이지 않던 투전, 즉 도박을 주제로 내세워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13일 방송분에서도 최종회를 앞두고 계속해서 도박 소재로 스토리를 이어갔다.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담서(임지연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인좌가 숙빈 최씨(윤진서 분)의 죽음으로 인해 겨우 죽음을 피한 것,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았던 이인좌의 난 등이 그 요인이다.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전개’를 알리는 시점도 너무 느즈막했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최종회의 시청률은 닐슨 코리아 전국기준 10.0%를 기록하며 초라한 성적을 보였다. 이는 동시간대 방송된 KBS2 ‘백희가 돌아왔다’와 MBC ‘몬스터’에 밀린 꼴찌로 아쉬운 퇴장이다.
아울러 임지연과 윤진서의 연기력 논란이 일면서 드라마는 결국 장근석, 여진구, 전광렬, 최민수만 믿고 흘러가는 모양새가 됐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이 앞서 말한 네 배우가 말 그대로 ‘하드캐리’했다는 점이다. 최민수와 전광렬은 선배배우다운 몰입도 높은 연기력과 캐릭터를 이해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장근석과 여진구 역시 오로지 연기로 승부했다. 장근석은 평소 잘 알려진 프린스, 대표님 등의 이미지를 완전히 내려놓은 채 캐릭터 표현에 몰두했다. 살아있는 뱀을 물어 뜯고 갯발에 얼굴만 내놓고 처박히는 등 장면들이 그 방증이다.
여진구는 자신의 나이를 뛰어 넘는 연기력을 보였다. 사극이 체질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이런 내공은 아역배우의 스펙트럼 한계를 뛰어 넘어 배우로서 여진구의 행보에 있어 훌륭한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 배우 덕분에 ‘대박’은 ‘쪽박’이 될 뻔한 위기를 겨우 넘기고 안정적인 마무리를 지었다.
이소희 기자 lshsh324@
뉴스웨이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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