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사장, 스톡옵션 행사로 23억원 차익신용융자 고금리 정책으로 ‘이자 장사’ 여전돈 빌려 투자한 개미들, 주가 하락에 빚더미
우선 불황이 지속되며 올해 들어 대부분의 증권사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태다. 특히 키움증권은 개인에게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며 수익을 챙기는 행태로 숱한 지적을 받은 바 있어 투자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의 올 상반기 총 26억3600만원을 보수를 받았다. 급여가 2억3200만원, 상여금은 2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받은 스톡옵션 행사로 23억8200만원의 이익을 얻어 총 보수액이 대폭 상승했다.
권 사장은 지난 2009년 5월 스톡옵션으로 보통주 15만8944주를 부여받았으며 행사가격은 주당 5만2273원이었다. 지난 5월 28일 행사기간이 마감되며 기준시가 6만7264원에 스톡옵션을 행사했고 이에 따른 차익으로 보수가 늘어난 상황이다. 권 대표의 지난해 연봉은 급여 4억4000만원, 상여금 1억3700만원으로 총 5억7700만원을 받았다.
절차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는 보수지만 현재 증권업계의 상황에 비춰봤을 때 전체적으로 CEO들의 보수가 다소 과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키움증권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44억원과 332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대비 22.85%, 41.63% 감소한 수치임에도 시장 기대치를 상당 부분 충족한 수준이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올 2분기 실적은 거래대금 증가와 개인 비중 상승에 따른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것”이라며 “위탁매매 순수수료가 35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8%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시행된 비대면계좌개설 효과와 6월 이후 개인매매 비중이 증가하며 위탁매매 점유율도 늘어났다”며 “당분간 저금리에 따른 예금의 매력이 하락한 만큼 개인 증권신규계좌 개설은 활발해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장 선점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활발한 유입이 키움증권의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코스닥 시장에서 25%에 달하는 개인투자자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키움증권이 개인투자자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키움증권의 올 상반기 신용공여금은 9338억5100만원 규모로 총 자금운용의 12%에 달하는 규모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가 상당하다는 뜻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160억원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기록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자율 역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5년 만에 신용융자 금리를 소폭 낮추기는 했지만 다른 증권사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고금리를 유지 중이다. 1~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11.8%로 업계 1위이며 KB투자증권(11.7%), KTB투자증권(9.0%), 메리츠종합금융증권(9.0%)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신용융자거래를 통해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빚더미에 앉기 십상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위태로운 줄타기는 지속되고 있다. 현재 키움증권 측은 신용융자 고금리 정책에 대해 어떠한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 이번 권 사장의 ‘연봉왕’ 등극이 개미들에게 좋게 보일 리 만무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대의 저금리 기조 속에서 신용융자의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특히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경우 불만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승재 기자 russa88@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russa8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