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 네이버 8년 이끌며 성장시켜과감한 도전으로 글로벌 성장 기반 다져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사임 결정이해진 의장, 북미유럽 시장 본격 공략
네이버의 성장을 이끈 김상헌 대표와 이해진 의장의 사임으로 네이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두 사람은 앞으로 네이버의 북미·유럽 진출을 본격적으로 이끌 계획이다.
20일 네이버는 “글로벌 성장의 기반을 다진 김상헌 대표가 연임 거부 의사를 밝히며 새로운 대표를 선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상헌 대표는 과감한 도전과 결정으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판사 출신인 김 대표는 LG그룹 법무장을 거쳐 2009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대표로 선임된 이후 8년간 네이버를 이끌며 인터넷 업계에서는 드물게 장수 CEO로 자리매김했다.
처음 대표가 됐을 때는 외부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취임 2년만에 전년 대비 약 20%의 성장을 이뤄내며 리더십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특히 한게임 분할, 라인 상장 등 굵직한 사업들을 원활하게 추진하며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끌어 네이버의 글로벌 성장 기반을 다지는데 기여했다. LG그룹 지주회사 재편을 겪은 김 대표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로컬 검색 포털 네이버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셈이다.
2013년부터는 인터넷기업협회를 이끌며 인터넷 기업들과 스타트업 기업들을 위한 제도적 개선과 상생협력 활동을 위한 구심점 역할도 해왔다.
김 대표는 내년 3월 신임 대표 취임 때까지 업무 인수인계를 도울 예정이다. 이후에는 경영자문으로서 네이버 글로벌 성장을 지원한다.
일각에서는 김상헌 대표가 진경준 전 검사장과 마찬가지로 넥슨의 자금을 빌려 비상장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임이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네이버 측은 “김상헌 대표의 개인적인 부분과는 상관없이 네이버의 발전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결정”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의 사임과 함께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도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해진 의장은 등기이사직은 유지하면서 글로벌 사업에 매진할 예정이다.
이 의장은 의장직을 내려놓고 북미·유럽 시장에 집중한다. 제 2, 3의 라인을 찾기 위한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의장은 공식석상에서 글로벌 진출을 수차례 강조했다. 올해 자회사 라인의 일본·미국 증시 동시 상장으로 첫 해외 성공을 맛봤지만 안주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 의장은 “일본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성공했다”면서 “유럽과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릴 것이고 제가 회사에 기여 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찾고 그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이 의장이 글로벌 진출을 선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여줘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두 사람이 각각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네이버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제 2막을 열게 됐다.
네이버는 “빠르게 변하는 시장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표 사임을 발표하게 됐다. 글로벌 서비스 개발과 추진에 적합한 신임 대표를 선임함으로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네이버는 글로벌 서비스 부분에서 도약이 필요하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한성숙 서비스 총괄이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내년 3월부터 네이버를 이끄는 한성숙 내정자는 숙명여대 출신으로 인터넷 산업 초창기부터 업계에 몸담아온 전문가다.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07년에 네이버에 합류했으며 현재 네이버 서비스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han324@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han324@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