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중심에서 인물·혈연 중심으로 변화지난 대선 대비 테마주 형성 시기 앞당겨져황당한 테마주 사례도 많아 투자자 주의 필요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기꾼들의 돈놀이에 불과했던 정치테마주가 일반 투자자들에게까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7대 대선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운하와 녹색성장 등 산업과 관련된 공약을 전면에 걸었다. 그 결과 해당 종목에 대한 주가는 선거 기간 동안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넷이 새로운 선거 문화로 자리 잡은 18대 대선은 정책보다 인물 중심의 정치테마주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종목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인 EG가 꼽힌다.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키며 대선을 뜨겁게 달궜던 안철수 전 대표의 테마주도 있다. 안랩은 안 전 대표가 창립자로 있는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의 전신이다. 아울러 다믈멀티미디어와 써니전자 등도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된다.
야권의 대표적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테마주에는 우리들휴브레인, 바른손, 고려산업 등이 있다. 우리들휴브레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인 이상호 우리들의료재단 회장의 전 부인 김수경씨가 대주주로 있어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이전과 달리 상당히 이른 기간부터 대선 관련 정치테마주가 형성되는 특징을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올해 증권 기사에서 가장 많이 소개된 정치인 가운데 하나다.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지펴진 ‘반기문 대망론’이 정치권뿐 아니라 주식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종목에는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재직했던 보성파워텍과 외조카가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고 알려진 지엔코 등이 있다. 혈연을 중심으로 테마주가 형성되다 보니 황당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반기로 씨가 대표로 있는 파인아시아자산운용의 투자를 받은 에쓰씨엔지니어링은 반 대표가 반 총장의 사촌이라는 소문에 반기문 테마주에 합류했다. 이후 반기로 씨는 항렬만 같은 단순히 같은 성씨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며 테마주에서 제외돼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힌 바 있다.
이 밖에 잠재적인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테마주에는 전방, 디지틀조선 등이 있다. 사돈지간인 유유제약, 엔케이도 김무성 테마주로 알려져 있다. 대신정보통신은 유승민 테마주, 모헨즈는 박원순 테마주, 대주산업은 안희정 테마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급등락할 가능성이 높은 테마주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실기업에 대한 투기는 물론 관련 기술과 전혀 연관이 없는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는 일도 발생한다. 투자를 통한 이익 창출이 아닌 ‘한탕’에 대한 욕망이 투자자들의 판단을 흐리는 현실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18대 대선 정치 테마주로 알려진 147개 종목의 수익률 흐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자료를 살펴보면 최고 62.2%까지 상승했던 정치 테마주 수익률은 대선 전일 0.1%까지 폭락했다. 금감원은 자료를 통해 주가 상승이 거품에 불과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주가 급등락을 예측해 매매 시기를 포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개인투자자의 매매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승재 기자 russa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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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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