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승마 지원에 최순실 관련 뒤늦게 알았다"

"모든 것 최지성에 맡겨···믿고 맡기는 게 삼성 스타일"

뇌물 제공 혐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울중앙지방법원 첫 공판 출석.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조사받을 때 자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승마 지원 지시를 실무진에 전달만 했을 뿐 최순실씨가 관련됐다는 건 뒤늦게 알았다고 주장했다.

실무진이 알아서 처리할 것으로 믿어 구체적인 상황은 보고받지 않았다며 지난해 언론에서 문제가 된 후에야 최씨가 연관됐다는 걸 알았다는 설명이다.

특검팀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공판에서 그의 피의자 신문 조서를 공개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에서 “2015년 7월 25일 대통령 독대를 마치고 나온 후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에게 전화해 승마협회 건 때문에 생각지도 못 한 질책을 들었다고 전달했다”며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최 실장 주재로 오후에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이 “승마협회 문제 때문에 회의를 한 것이냐”고 묻자 “그룹 역사상 처음이 아닐까 싶다”고 진술했다.

특검 수사에 따르면 회의 이후 당시 승마협회장이던 박상진 전 사장은 최씨 모녀가 체류하던 독일로 출국할 준비를 한다. 특검은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정유라 지원 대책을 논의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회의 도중 그런 이야기는 없었고, 박 전 사장이나 최 전 실장으로부터 정씨에 대한 지원 상황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 회사 일하는 스타일이 그렇다. 믿고 맡기는 것이다”며 "최지성 실장에게 승마 지원 문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각나서 물어보니 나한테 맡겨라, 문제 있으면 얘기하겠다고 하길래 어련히 잘 알아서 할 것으로 생각해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승마 지원 지시가 정씨와 관련이 있다는 건 지난해 8월 말 언론에서 취재 요청이 들어와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