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구입·선수선발 등 최순실 측이 방해해삼성 측 “모든 선수 지원 계획” 주장 뒷받침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1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감독은 “삼성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외에 다른 선수들도 함께 지원하려고 했지만 최씨의 방해로 실제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날 박 전 감독은 지난 2015년 7~8월께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로부터 ‘삼성에서 정유라를 지원하면서 한명만 지원하면 명분이 안서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지원하려고 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처음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좋은 기회가 될 거 같다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이고 같은 해 10월께 독일로 건너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독일에 건너간 이후에 일체 지원을 받지 못했다. 박 전 감독은 “독일에서 말 한 마리도 구경하지 않았고 선수도 보내주지 않았다”며 “혼자서 구입할 말을 보러 다니기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 전 감독은 박원오 전 전무와 언성을 높이며 싸우게 되기도 했고 모든 결정권이 최씨가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증언했다.
박 전 감독은 “박원오 선배도 최순실에게 날마다 보고하는 것 같았고 코어스포츠 직원들도 최순실을 회장님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이후 박 전 감독은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한국마사회로부터 사표 제출을 종용당했다.
당시 마사회는 박 전 감독에게 “독일에서 무슨 잘못을 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박 전 감독은 자신은 잘 못 한게 없다며 차라리 해고를 하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후 승마협회가 마사회에 박 전 감독의 사표 수리를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 전 감독은 “최순실씨 측에서 독일에서 내가 받았던 부당한 일들이 소문이 날까봐 사표 수리 보류를 요청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때문에 최순실이 중간에서 장난을 치고 있으며 삼성이 끌려간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전 감독의 증언은 삼성 측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삼성은 당초 대한승마협회에서 추천하는 선수를 모두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최씨가 중간에서 이를 방해하면서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만 이뤄지게 됐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증인으로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의 출석이 예정돼 있었지만 개인사정으로 불출석하면서 열리지 않았다.
전날 진행된 12차 공판에서는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불출석함에 따라 10여분 만에 재판이 종료된 바 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들이 잇따라 불출석하면서 촉박한 재판 일정이 더욱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재판부는 박원오 전 전무를 오는 30일 공판에, 김종찬 전 전무는 6월 초에 다시 부를 예정이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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