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한명 한명 찾아 맞춤형 질문 던져‘피자 CEO’ 구본준, ‘갓뚜기’ 함영준 언급
특히,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호프미팅’에서는 무거운 경제현안보단 가벼운 주제의 대화가 오가면서 역대 대통령-기업인 간 간담회와는 차별화한 모습을 연출하게 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예정된 시각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청와대가 공지한대로 ‘노타이’ 복장으로 임했다. 약속 시각에 맞춰 온 문 대통령은 박용만 회장과 가장 먼저 반갑게 인사했고 나머지 기업인들과도 일일이 악수와 함께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수제맥주를 제조하는 중소 업체인 세븐브로이맥주를 즉석에서 따라 마실 수 있게 만든 기계로 향해 자기가 마실 맥주를 따른 다음 금춘수 부회장과 구본준 부회장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이어 문 대통령은 “편한 자리 편한 만남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호프를 준비했다”면서 “수첩 같은 것 없어도 되니 편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자”고 말했다. 그리곤 문 대통령의 건배사로 참석자들은 서로 잔을 부딪혔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 한 명 한 명에게 친밀감을 표시했다. 특히, 각 기업인에 따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듯한 ‘맞춤형’ 질문을 각각 던졌다.
박용만 회장에겐 “지난주에 손자를 보셨다고 들었다”며 “손자, 손녀가 아들딸하고 또 다르죠”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양궁협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덕에 문 대통령으로부터 “다음 올림픽 때도 전 종목을 석권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일정 시간이 흐른뒤 문 대통령은 재킷을 벗자고 제안했고 참석자들은 일제히 재킷을 벗어 더욱 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직원들에게 피자를 선물해서 ‘피자 CEO’로 유명한 구본준 부회장과는 피자 이야기를 나눴다. 구 부회장이 피자를 돌리고 나면 직원들이 좋아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우리도 피자를 돌리자”고 참모진을 향해 말했다. 그러자 구 부회장은 “잘하는 (행정) 부처에 대통령 명의로 보내시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용진 부회장에게는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조치’로 인해 입을 후폭풍이 없는지 묻기도 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중국 의존도가 높지 않아 염려가 없다”면서도 “(중국의 조치가) 완화할 기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모범 사례’로 참석한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인사를 나눌 차례가 되자 참석자들의 관심이 일제히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고 한다”면서 치켜 세웠다. 이에 함 회장은 “굉장히 부담스럽다”면서도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탁현민 선임행정관은 호프미팅이 진행되는 동안 곳곳을 꼼꼼히 살피며 행사가 잘 진행되는지 살피기도 했다. 호프미팅이 예정됐던 20분을 훌쩍 넘겨 계속되자 참모들은 마무리 건배를 하고 안으로 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하여”를 선창했고 기업인들은 “위하여”를 외친 뒤 상춘재 안으로 들어갔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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