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82만건 돌파···대출 2260억원영업 5일만에 ‘케이뱅크’ 실적 앞질러 자금 확보는 과제···‘은산분리’ 걸림돌“대응태세 구축 총력···대출 중단 없다”
31일 한국카카오뱅크는 전날 오후 3시 기준으로 계좌개설수 82만6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앱 다운로드수는 148만건을 돌파했으며 수신(예·적금)은 2750억원, 여신(대출)은 226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돌풍은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실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4월 출범해 약 100일을 보낸 케이뱅크는 현재까지 40만명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황이지만 카카오뱅크는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지 5일도 지나지 않아 이 기록을 추월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오픈 이후 1시간당 평균 1만건 이상의 신규 계좌 개설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오픈 초기 시간당 2만건 이상의 신규 계좌 개설이 이뤄졌던 것에 비하면 다소 속도는 느려졌지만 여전히 기대 이상”이라고 전했다.
금융권 전반에서는 공인인증서 없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간편한 가입절차와 최저금리 2.85%의 신용대출, 3대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을 카카오뱅크의 초반 인기 비결로 꼽는다. 여기에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의 인지도 또한 적잖은 도움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로서는 소비자의 유입을 마냥 반길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면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서비스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영업에 돌입한 뒤 소비자가 대거 몰리면서 연간 목표였던 여신 5000억원을 초과달성했지만 최근들어 주력상품인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여신의 증가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의 하락이 우려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 역시 무리하게 대출만 확대한채 대응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자금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케이뱅크와 비슷한 3000억원이다. 아울러 미국의 경우에도 인터넷은행 37개 중 13곳이 대출부실로 문을 닫은 바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빠른 증자가 해답이지만 은산분리 규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현행 은행법에서는 비금융자본(산업자본)이 은행의 지분을 10%까지, 의결권 있는 주식은 4%까지만 보유하도록 제한한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카카오뱅크 측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인 만큼 증자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감안해 대응태세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자금 확보에 문제가 없는 만큼 대출 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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