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피고인 신문서 밝혀“2016년 9월께 처음으로 보고해”
최 전 부회장은 “통상적으로 이 부회장에게 보고를 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면서 “이 부회장이 후계자인 만큼 예우 차원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될 부분만 선별적으로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임원 재판은 전날에 이어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피고인 신문은 최 부회장에 이어 이 부회장 순으로 진행된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15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나 단독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삼성에서 승마협회를 맡고 올림픽에 대비해 선수들을 지원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최 부회장 등에게 이 같은 대화내용을 전달했다. 하지만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요구가 최씨 모녀 지원을 의미하는지는 몰랐다는 것이 삼성 측 주장이다.
이날 특검은 ‘대통령과 면담 이후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승마 지원 요구가 정유라에 대한 지원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라는 질문에 최 부회장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처음에는 승마협회 맡으라고 한 것을 그 자체로만 이해했다”며 “당시 사회적으로 대기업들의 비인기 종목 지원을 경쟁시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삼성은 승마협회를 맡게 됐지만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협회 지원이 부족하다며 야단을 맞았다.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최 부회장에게 전달했고 이후 최 부회장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전 승마협회장)에게 사태 파악을 지시했다.
박 사장은 독일에서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를 만나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알게 됐고 정유라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최 부회장에게 전달했다.
최 부회장은 “박 사장의 보고 이후 정유라를 포함한 승마지원을 하라고 했지만 이를 이 부회장에게 알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승마지원 자체는 대통령이 요구한 문제지만 정유라 지원을 대통령이 직접 얘기한적도 없는데 저런 상황을 보고받으니 뒤에서 장난질을 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최순실의 얘기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지만 그런 일을 굳이 이 부회장이 알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정유라에 대한 지원이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부회장은 “정유라에 대한 지원이 승마협회를 통하지 않고 삼성에서 직접 하는 것과 지원 대상에 정유라는 꼭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것이 뇌물이라는 생각보다는 특혜 시비가 있을 수 있다는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정유라 지원 사실을 처음 인식한 것은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2016년 9월쯤이라는 것이 최 부회장 주장이다.
최 부회장은 “정유라에 대한 지원 중단을 보고받고 이 부회장에게 정유라 지원 사실을 알리고 언론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알려줬다”며 “당시 이 부회장은 당황하면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정유라는 지원하기 전에 이 부회장에게 관련 사실을 얘기해줬으면 다른 방법을 찾거나 지원하지 말라고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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