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은 2일 이 부회장과 삼성 임직원 등에 대한 뇌물공여 사건 재판을 열고, 이 부회장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먼저 지난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박 전 대통령과 면담한 과정을 진술했다.
그는 “시간이 좀 지나서 확실히 기억은 못 하겠지만, 확실하게 기억하는 건 '승마협회를 삼성이 좀 맡아달라, 올림픽 준비를 해달라'는 얘기”라고 당시 대화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특검이 “대통령이 이렇게 말한 건 이례적으로 승마에 관심을 보인 건데 갑자기 그런 말을 왜 했는지 궁금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시엔 저희가 승마협회를 맡은 적도 있고, 제가 말을 탄 적도 있어서 저희가 다른 기업보다는 규모가 크니 그냥 그 정도로 생각됐다”고 말했다.
또한 “승마협회를 맡아달라는 일반적인 말이면 독대까지 해서 요청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특검에 말에 “제가 대통령과 면담한 적도 없고 정부에서 그런 요청이 어떤 형태로 오는지도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그 전까지는 (이건희) 회장님께서 다 하셨기 때문에 제가 처음이라 비교 대상이 없어서 그게 이례적인지 생각 못 했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그날 면담이 독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했다.
그는 “안가에서 하는 독대 같은 것과 워낙 성격이 달랐다. 5분 정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고, 갑자기 오라고 해서 회의실에서 만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해 안민석 의원이 정유라가 대통령과 친해서 특혜를 받는다는 ‘공주승마’ 의혹을 제기해서 정윤회와 최순실 딸이 승마선수라는 걸 알지 않았느냐고 특검이 질문하자 “몰랐다”고 일축했다.
덧붙여 “제가 승마를 하긴 했지만, 말을 안 탄 지 25년이 넘었고 국내 정치에도 관심이 없었다”며 “정윤회씨 이름은 들어본 것 같은데 뭐 딸이 있고 공주 승마 의혹 같은 게 있다는 건 전혀 몰랐다”고 부인했다.
그는 ‘정윤회 문건’ 사태가 터졌을 때까지도 정유라의 존재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최태민 목사와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확히 어떤 관계가 있는지 내막은 몰랐다”고 진술했고, 최씨가 비선 실세라는 얘기도 “전혀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최씨 측근으로 정유라의 승마 훈련을 도운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에 대해서도 “그분은 저를 잘 안다고 그러는데 저는 이 사건을 통해 이름을 들었다. 그 전에는 모르는 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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