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정은 체제가 굳건해지고 있다는 인식이 북한 내에서 확산하면서 통일에 대한 기대가 크게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해 북한을 탈출한 주민 132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북한에 살고 있을 때 통일이 언제쯤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5.7%가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전년도 설문조사 결과 때의 44.2%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10년 이내 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는 응답도 올해 26%로 지난해의 44.9%에서 18%포인트 이상 줄었다.
반면 ‘3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봤다’는 응답은 2.2%에서 9%로 증가했다. 통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탈북민이 늘은 것이다.
북한 정권의 유지 예상 기간을 묻는 항목에는 ‘30년 이상’이라는 응답자 비율이 28.2%로 가장 많게 나타났다. 이것은 지난해의 16.7%보다 11.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북한 정권의 안정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늘었음을 보여준다.
반면 ‘5년 미만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10.1%에서 7.6%로 줄었다.
연구진은 “김정은이 여러 대내외적 악재에도 권력을 승계해 체제 유지 기반을 다져가는 것을 보면서 빠른 시기에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란 기대가 한층 꺾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통일의 필요성과 당위성에는 대다수가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5.5%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북한에 살고 있을 때 통일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는지에 관한 질문에 ‘북한의 현 체제로 통일’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11.5%로 전년의 5.8%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남한 현 체제로 통일’은 38.2%로 전년보다 4.6%포인트 감소했다.
‘남북한 체제 절충’을 선택한 응답자는 15.3%, ‘어떤 체제든 상관없다’는 응답은 26.0%로 나타났다.
북한에 있을 때 본 김정은에 대한 직무 평가는 ‘매우 잘못하고 있다’가 39.4%,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가 30.3%로 부정적 평가(69.7%)가 긍정적 평가를 웃돌았다.
‘대체로 잘하고 있다’와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각각 22.7%, 7.6%로 드러났다.
뉴스웨이 전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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