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김 중위는 국립묘지에서 영면할 수 있게 됐다. 김 중위의 유골함은 경기도 고양시 벽제에 있는 육군 부대 컨테이너에 보관 중이다.
김 중위는 지난 1998년 2월 24일 판문점 JSA 소초(GP)에서 머리에 총상을 당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군 수사당국은 서둘러 사건을 자살로 결론 내리고 덮으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타살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현장에서는 타살 가능성을 암시하는 흔적이 나왔다. 김 중위의 손목시계와 사건 현장의 지뢰 박스 등이 부서져 있었다. 이에 김 중위가 사망 직전 누군가와 격투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김 중위의 왼손에서는 화약흔이 발견돼 타살 의혹의 근거가 됐다. 지난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방부와 함께 김 중위의 사망 당시 사격 자세로 권총 발사 실험을 했다. 당시 실험 참가자 12명 중 11명의 오른손에서 화약흔이 나왔다.
당시 일각에서는 김 중위 소속 부대 일부 장병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군 GP를 오가는 심각한 군기문란 행위를 저질렀고 이를 개선하려던 김 중위가 살해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중위의 의문사로 유가족의 삶도 송두리째 바뀌었다. 예비역 중장으로, 명예롭게 군 생활을 마친 김척씨는 사건의 진상규명과 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자신이 평생 몸담았던 군을 상대로 지난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지난 2012년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방부에 김 중위의 순직 처리를 권고했다. 국방부는 5년이 지나서야 김 중위 사망의 공무 수행 관련성을 근거로 순직 처리했다.
국방부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는 ‘진상규명 불능’ 사건도 사망의 공무 수행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순직 처리할 수 있도록 군인사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김 중위의 아버지 김척 씨는 “군 당국이 아들의 순직을 인정하지 않아 오랜 세월 고통을 겪었다”며 “잘못이 있다면 그것을 인정하는 게 국민의 군대”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전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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