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슈퍼마켓 ‘웰컴, 미국 중동부 진출세계인 입맛까지 사로잡아 한식 세계화 앞장
이마트는 홍콩 슈퍼마켓 체인인 웰컴사와 정식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2일부터 '피코크 웰컴 론칭' 행사를 시작으로 웰컴사의 슈퍼마켓에서 피코크 판매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에서는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현지에서 생산한 ‘Emart PK’ 5종을 미국 중동부 슈퍼마켓 1000여개에 공급하기로 했다.
피코크는 정 부회장의 대표적인 ‘야심작’이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정 부회장은 4년 전 피코크 브랜드를 론칭하며 HMR(가정간편식)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만 해도 소비자들은 가정간편식에 대해 ‘싸고 맛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가격이 저렴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지만 맛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는 이런 한국 소비자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오로지 '맛'에 중점을 두고 세상에 없던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주부들이 직접 만들었다고 거짓말을 해도 아무도 눈치 못 챌 만큼 맛이 훌륭했다. 이때부터 소비자들의 HMR에 대한 인식은 바뀌기 시작했다. 싸고 맛없는 음식이 아닌 여느 집밥 못지 않은 맛을 구현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물론 제품도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피코크에 대한 정 부회장의 애정은 유명하다. 신제품이 출시될 때에는 제품들이 탄생하는 비밀연구소에 수시로 드나들며 하나하나 직접 맛을 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평가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피코코 신세품 사진과 먹어본 후기 등 글을 직접 올려가며 직접 홍보에 나서기도 한다.
피코크는 정 부회장의 사랑을 받고 빠르게 성장했다. 피코크 매출액은 2013년 340억원에서 지난해 1900억원까지 급증했다. 브랜드 론칭 3년만에 5배가 넘는 매출 성장세를 나타냈다. 상품 품목수도 론칭 당시 200종에서 1000종까지 확대했다. 이제 해외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만큼 피코크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휴를 맺은 웰컴사는 '마켓 플레이스', '제이슨스', '쓰리식스티', '웰컴' 등 다양한 브랜드의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홍콩의 최대 슈퍼마켓 체인이다.
웰컴사의 모기업인 '데어리 팜'의 경우 연 매출 규모 23조원으로 동남아 No.1 유통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홍콩, 마카오, 중국, 싱가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1개국에 6500개 매장을 갖고 있다.
이마트는 우선 웰컴사의 슈퍼마켓 57개점에 피코크 순두부찌개, 묵은지 김치찌개, 삼계탕, 순희네 빈대떡, 낙지볶음밥, 피코크 한반(즉석밥) 등 107개 한식 메뉴를 판매하기로 했다.
이번 론칭을 시작으로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며 판매 점포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홍콩 수출금액은 올해 6억원, 내년에는 40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진보 이마트 트레이딩팀장은 "세계적인 비즈니스 허브인 홍콩에 론칭함으로써 피코크 인지도를 한층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며 "향후 웰컴과 파트너쉽을 확대해 이마트의 해외 진출에 더욱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미국법인은 간편식을 위한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생산한 상품을 25일부터 판매한다. 중동부 주요 도시는 한인과 아시아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 뉴저지, 아틀란타, 시카고, 텍사스 등이다.
이마트는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상품 라벨을 ‘Emart PK’로 변경해 론칭하기로 했다.
판매망은 중동부 지역 1000여개 슈퍼마켓에 우선 공급할 예정이며, 10월 중에는 서부 지역 600~700곳을 추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육류 성분이 함유된 식품 수입이 어렵고 장거리 이동에 따른 물류비, 맛의 현지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 국탕 제조 전문 공장에서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생산해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부터 상품 기획 및 개발을 시작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한국 피코크 상품의 레시피를 기본으로 육류 같은 미국 현지의 풍부한 원재료를 사용해 한국 피코크 상품 이상의 맛을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시장 고객 분석을 통해 한국에서 500g이던 제품을 미국판으로는 550g으로 늘리는 등 미국 상황에 맞게 증량을 하고, 시제품을 3번 이상 생산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미국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8년 5조원(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기준)에 달할 전망이다. 1인 가구 비율이 커지고 미국에서도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편의성을 강조한 제품의 인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오동열 이마트 해외소싱담당 미국법인 팀장은 "한식 요리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제대로 만들어진 한식 간편요리가 부족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피코크 미국 론칭에 대한 미국 교민들의 기대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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