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고공행진···하반기 고꾸라져LCD 시장 침체 따른 판가하락 직격탄OLED 전환 서둘러야 하지만 승인 지연“대체 불가···교체 가능성 낮다” 전망도
25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오는 30일부터 약 보름간 업적보고회를 진행한다. LG그룹 업적보고회는 계열사들이 올해 실적과 내년 계획을 그룹 수장에게 보고하는 회의로 매년 11월게 개최된다.
LG그룹의 업적보고회는 임원인사와 관련이 높다. 그룹 총수가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경영성과를 파악하는 과정 자체가 인사와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업적보고회를 앞둔 한 부회장의 처지는 좌불안석이다. LCD 실적하락과 중국 투자 승인지연이라는 ‘이중고’가 한 부회장의 어깨를 짓누른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실적만 놓고 보면 나쁠게 없다. 1분기에는 분기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했고 2분기에도 8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을 5122억원으로 전망했으며 4분기에는 3분기대비 59% 감소한 2107억원으로 추정했다.
LG디스플레이의 급격한 실적하락은 상반기 강세를 보였던 LCD 패널 판가가 3분기 들어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업체들이 최근 설비 증설을 마치고 패널 공급을 늘리고 있는 점이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G디스플레이는 8월 TV용 LCD 패널 시장에서 대만 이노룩스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에 머물렀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8월 TV용 LCD 패널 출하량은 379만5000장으로 이노룩스(394만2000장)에 밀렸다.
결국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OLED로의 전환을 서두르기 위해 중국에 대규모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국이 승인 심사를 미루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중국에 8.5세대 OLED 공장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승인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투자 승인을 요청한지 두달이 지난 지난달 20일에야 첫 소위원회가 열렸고, 지난 18일 2차 소위원회가 열렸지만 역시나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이달 중 3차 소위원회가 열리지만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투자 승인을 얻어내지 못하면 한 부회장의 거취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올해 LG그룹 업적보고회를 구본무 회장이 아닌 구본준 부회장이 진행한다는 점도 한 부회장의 거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구 부회장이 인사권까지 쥐게 되면 LG그룹의 ‘구본준 체제’는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구 회장 체제에서 승승장구했던 한 부회장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한 부회장은 최근 모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봄에 상황이 달라지지 않으면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농담조로 한 얘기였지만 연말인사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그동안 한 부회장이 보여준 성과를 고려하면 교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현재 한상범 부회장을 대체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올해 실적도 준수한 만큼 연말인사에서 교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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