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주공1 본격 소송전 초읽기“재건축 다른 사업장에 경고인가”최근 2년새 제소 청구액 338%↑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현재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과 새 시공사로 선정된 대우건설을 상대로 가처분소송을 진행 중이다.
사건의 전말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스코건설은 당시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조합과 공사비 600억원 증액을 두고 갈등을 빚다가 올해 초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조합은 이후 새 시공사 선정에 들어갔고, 올해 3월 현대건설, GS건설과 경쟁을 벌이던 대우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다.
문제는 철거 작업이 진행돼던 과천주공1단지 공사 현장에서 벌어졌다. 새 시공사로 선정된 대우건설이 지난 5월 조합과 약속한 8월 착공을 지키려 과천 주공1단지 4~6블록 재건축사업 공사현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현장을 점유하고 있던 포스코건설과 충돌을 빚은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이를 두고 대우건설이 기존 사업지를 무단 점유했다는 점을 들며 점유방해제거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1심에서 이를 기각했지만 항고로 이어진 2심에서 포스코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1심에서도 법원은 포스코건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도 철거업체 등 불법 침입은 인정했다.
그러자 대우건설과 조합 측도 법원에 가처분 집행을 임시 중지해달라는 요청과 함께‘제소명령’신청을 냈다. 제소명령은 가처분신청을 한 포스코건설에 대해 본안소송을 제기하라고 법원이 내리는 명령이다.
결국 법원은 이 입장도 들어주면서 포스코건설이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현장 점유권을 인정받은 가처분 신청이 무효가 된다는 해석을 내렸고 포스코건설은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시공권 계약 해지가 무효라는 취지의 본안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포스코건설이 이르면 이달 말까지 조합을 상대로 본안소송을 제기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이와 관련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진행이 돼봐야 알 것 같다”며 “(본안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포스코건설의 행보를 두고 업계에선 고개를 갸웃거린다. 포스코건설이 소송을 이긴다고 해도 조합과의 깊어진 골로 다시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극히 적을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보다 기업 이미지에 더 큰 타격을 입는 등 서로에게 전혀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
특히 업계에선 최근 재건축 사업에서 불거지는 조합들의 이른바 ‘갑질 행태’를 근절하고자 과천주공1단지를 본보기로 앞으로의 사업장에서도 이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건설은 현재 GS건설을 주축으로 롯데건설이 함께 구성한 프리미엄 사업단으로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에서도 앞서 해지된 시공권 계약을 두고해지 무효와 대여급 반환소송 등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이 이번 소송에서 승소한다 해도 조합과 이미 등 돌린 마당에 다시 시공사로 사업을 진행하는 건 100% 불가능하다는 걸 아는데도 소송을 계속 진행하려는 걸 보면 다른 사업장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과천주공1단지 조합을 시범 케이스로 꼽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법적 분쟁의 경우 최고경영자의 지시 없이 진행될 리 만무한 만큼 한찬건 사장의 강경 대응 기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한찬건 사장 부임 이후 제소 건수가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17년 9월 말 기준 포스코건설이 원고로 진행 중인 소송은 71건(청구금액 5177억원)으로 한 사장이 취임하기 이전인 2015년 9월 말(52건, 청구금액 1181억원) 보다 소송 건수가 약 36.5%나 늘었다. 청구금액만 따지면 338% 증가한 셈이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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